복지부 “의사 부족한 응급실, 진료 거부 가능”

복지부 “의사 부족한 응급실, 진료 거부 가능”

기사승인 2024-09-16 16:50:28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로 구급대원들이 환자를 옮기고 있다. 사진=곽경근 대기자

정부가 의사나 장비가 부족해 응급실 환자를 받지 않는 의료기관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복지부는 전날 이런 내용을 담은 ‘응급실 운영 지침’을 전국 17개 시도와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료계 주요 단체에 전달했다. 해당 지침은 이날부터 시행된다.

응급의료법 제6조는 응급의료종사자가 업무 중 응급 의료를 요청받거나 응급 환자를 발견했을 때 바로 의료 행위를 하도록 한다. 복지부는 이번 지침을 통해 정당한 진료 거부 사례를 명시했다.

이번 지침에서는 응급의료기관에 환자를 돌볼 의료 인력이나 시설, 장비가 부족해 적절한 응급의료 행위를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정당한 진료 거부가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응급의료 종사자에 대한 폭행이나 협박, 위계, 위력 혹은 의료용 시설·기물 등의 손괴가 있어도 의료진들이 진료를 거부할 수 있다. 

아울러 환자 또는 보호자가 의료인의 치료 방침에 따르지 않겠다고 하거나 의료인으로서의 양심과 전문 지식에 반하는 치료 방법을 요구받는 경우에도 진료 거부 사유에 해당한다. 

정통령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본 지침의 목적은 폭행과 부적절한 진료 요구로부터 의료진을 보호하고 결국 필요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해 응급환자도 보호하는 것”이라며 “올바른 응급실 이용 문화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복지부는 한국형 중증도 분류체계(KTAS) 4∼5급에 해당하는 경증·비응급 환자를 응급실에서 수용하지 않더라도 의료진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KTAS 4급은 준응급, 5급은 비응급 환자다. 4급에는 착란(정신장애)이나 요로 감염이, 5급에는 감기나 장염, 설사 등이 대표적 증상으로 꼽힌다.

또한 복지부는 지난 13일부터 응급 환자 중증도 분류 기준상 경증 환자가 권역응급의료센터, 권역외상센터, 지역응급의료센터 등을 이용하면 응급실 진료비 본인부담률을 현행 50~60%에서 90%로 인상하도록 했다.  

14일부터 18일까지 추석 연휴 기간에 병의원과 약국을 이용할 경우에도 본인부담률이 평소보다 늘어난다. 병의원 진찰료와 약국 조제료는 ‘토요일·야간·공휴일 진료비 가산제’에 따라 공휴일 수가 가산율을 30%로 적용해 왔는데, 올해 추석 연휴 동안에는 한시적으로 이 가산율을 50% 수준으로 올린다. 마취와 처치, 수술 등이라면 50%가 추가된 금액을 부담한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박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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