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증 천식의 악화를 완화하는 치료제가 존재하지만, 비용 부담 때문에 이용을 포기하고 치료를 이어가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환자들이 안정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생물학적 제제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년 5월 첫째 주 화요일은 세계천식기구(GINA)가 천식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지정한 ‘세계 천식의 날’이다. 천식은 매년 전 세계 45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가는 질환이다. 국내 유병률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천식 환자 수는 전년 대비 20% 가까이 늘었다. 특히 중증 천식 유병률은 13.9%로, GINA가 발표한 세계 평균(6.1%)보다 2배 이상 높다.
천식은 대표적인 만성 호흡기 염증 질환이다.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면 기도가 좁아지며 숨이 차거나 기침이 나고 천명, 흉부 압박감 등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외부 자극뿐 아니라 스트레스, 운동 등 내적 요인으로도 증상이 악화된다. 일부 환자에선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중증 천식으로 발전한다.
문지용 건국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중증 천식 환자들은 치료를 받아도 증상 조절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는 의료비 부담이 크고, 일상생활을 제약 받는다. 조기 치료와 악화 예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다양한 생물학적 제제가 국내에 도입되면서 치료 옵션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증 천식 치료제이자 생물학적 제제인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는 국내 환자들 사이에서도 유의미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임상 연구의 한국인 하위 분석 결과에 따르면, 듀피젠트 투여군은 연간 중증 악화 발생률이 위약군 대비 87% 감소했다. 호산구 수치가 150 이상인 환자군에서는 최대 94%까지 악화 발생률이 줄었다.
문제는 접근성이다. 듀피젠트는 지난 2020년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중증 천식 치료제로 허가받았지만,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 환자와 의료진 모두 효과는 확실하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 지속 치료가 어렵다고 전하고 있다.
폐호흡기질환 환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약값만 한 달에 70만원 가까이 들어 부담이 크지만 약을 쓰고 나면 숨쉬기가 편해지고 생활이 가능해진다. 하루빨리 급여가 적용돼 편하게 숨 쉴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 등의 글이 잇따른다.
문 교수는 “듀피젠트의 급여 등재가 이뤄지지 않는 사이 환자들은 비용 부담으로 인해 효과적인 치료를 포기하고 있다”라며 “중증 천식 환자들의 신체적 고통과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정부 차원의 신속한 급여 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