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 회장이 베트남 시장을 겨냥한 차별화된 ‘인사이더 전략’(외부자가 아닌 내부자로서 시장에 접근하는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른 기업보다 앞서 2007년부터 현지에 타이어코드 생산기지를 마련한 노하우를 살려 현지 토종기업으로 뿌리내리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조현준 회장은 20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국을 방문한 브엉 딘 후에(Vuong Dinh Hue) 베트남 부총리와 만나 효성과 베트남의 상호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약속했다.
이날 면담에서 조 회장은 바리아붕따우성 폴리프로필렌(PP) 공장과 광남성 타이어코드 공장 설립 등 신규 사업에 관해 설명하고 베트남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후에 부총리는 “효성은 베트남 내 최대 투자 회사 중의 하나”라며 “효성이 추진하고 있는 남부 바리아붕따우성 PP 공장과 중부 광남성 타이어코드 공장 설립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부총리는 베트남 재무부와 투자기획부, 중앙은행 등을 관할하는 베트남 경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면담을 통해 효성의 현지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이 지배적이다.
조 회장의 현지화 전략은 베트남 산업계에도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효성의 베트남 타이어코드 공장은 연 10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한 세계 최대 생산지다.
특히 효성 공장은 현지인 중심의 고용과 육성으로 현지에서 호평받고 있다. 현지 중심의 관리 및 시스템을 통해 관리직의 85%가 베트남 사람이며, 향후에 이들 중에 임원급도 배출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게 효성 측의 설명이다. 이러한 철저한 현지화가 효성과 베트남의 상호 우의와 장기적 협력 증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란 전망도 많다.
효성그룹은 베트남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한 우호적 여론 다지기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효성 경영진과 임직원 200여명의 급여를 나눠 베트남 중부 꼰뚬 성 내에 있는 꼰플롱 현 700여명의 유∙초∙중학생과 지역주민을 위한 학교 환경개선 및 도서관 지원 등 지역 개발 프로젝트를 힘을 보탰다.
또한 2011년부터는 매해 의료봉사단인 미소원정대를 파견해 8년간 1만2000명 이상의 주민을 무료진료하고 지역 도서관 건립과 초등학교 리모델링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왔다.
효성은 조 회장의 이러한 인사이더 전략을 철저한 현지화를 통한 경쟁력 제고를 주문해온 평소 경영 철학이 반영된 행보라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효성은 베트남에 최대 규모의 생산기지를 운영하며 함께 성장하고 있다”며 “효성의 나눔이 베트남의 밝은 미래를 만드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강조해왔다.
효성 관계자는 “효성은 인사이더 전략에 있어 차별화된 현지화와 미소원정대를 비롯한 사회 공헌 활동을 통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베트남의 이방인이 아닌 가족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