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살아가는 1인 가구의 증가세가 예상을 넘어서고 있다. 이에 따라 발생하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에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23일 KB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9 한국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인가구는 2017년 기준 약 562만 가구로, 전체 인구의 10.9%다. 이는 기존 예상치인 556만 가구를 넘어서는 것으로, 1인 가구 증가 추세가 이전보다 빨라졌음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2028년 이후면 전체 인구는 5194만명에서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1인 가구 비율은 계속해서 성장해 2045년 16.3%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된다. 이미 서울 등 9개 지방자치단체의 1인 가구 비중은 30%를 넘어섰다.
이와 관련 연구소는 “미혼·이혼 인구의 증가 등 가구형태의 변화를 이끄는 요인들이 작용하며 1인 가구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면서 “1인 가구의 생활행태가 사회·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구나 결혼 의향이 없는 이들이 ‘언젠가는 결혼이나 재혼을 하겠다’는 이들보다 많았다. 만25~59세 1인 가구 2000명 중 결혼이나 재혼의사가 있다는 이들은 42.5%였다. 반대로 결혼 의향이 없다는 이들은 17.7%, 모르겠다거나 계획이 없다는 이들은 39.8%에 이르렀다.
연령별, 성별로 결혼의향이 없는 이들의 비중은 20대는 남성이 8.2%로 여성(4.2%)보다 높았고, 30~50대에서는 여성 중 결혼 의향이 없는 비율이 남성보다 더 높았다.
1인 생활을 지속할 의향이 있다는 이들은 52.7%로 절반을 넘었고, 이들 중 53.6%는 ‘혼자 사는 것이 편해서’라고 응답했다. ‘향후 10년 이상 혼자 살 듯하다’고 응답한 비중도 지난해 34.5%에서 올해 38%로 증가했다. 특히 40대 이후에선 여성이 남성보다 눈에 띄게 많았다.
그렇다면 이들이 고민하고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보고서에 따르면 대체로 혼자 사는 남성들은 ‘외로움’을, 여성은 ‘경제력’과 ‘안전’을 꼽았다. 20대 남성만이 ‘외로움’보다 ‘경제력 유지’를 걱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은퇴 후를 대비한 준비에는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연소득 2400만원 미만인 경우 은퇴 후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월 106만원 전후의 비용을 모아야한다고 응답했다. 연소득 4800만원 이상의 구간에서는 월 162만원 가량은 모아야 한다고 했다. 기대수명을 반영했을 때 은퇴를 대비해 해마다 123만원은 저축해야하는 셈이다.
하지만 실제 이들의 투자 혹은 저축금액은 여기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연소득 2400만원 구간에서는 필요액의 29%에 불과한 31만원만을 모으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는 4800만원 이상 구간조차 필요액이라며 예상한 금액의 74% 수준인 120만원만을 내고 있을 뿐이었다. 평균적으로도 연 저축 혹은 투자액 123만원이지만 실제 이행금액은 70만원 불과했다.
오히려 이들의 월평균 지출금액이 123만원에 이르렀다. 소비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주거비용으로 약 18%를 차지했다. 이어 음식·숙박, 식료품·비주류음료, 교육 순이었다. 4인가구의 소비비중이 교육, 식료품·비주류음료, 음식·숙박·교통 순으로 높은 것과도 비교된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