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여중생에게 술을 먹이고 성폭행을 저지른 고등학생이 검찰로 넘겨졌다. 이 때 피해자 측이 학교에서도 징계를 받아야 한다며,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어줄 것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피해여학생이 교육부로부터 인가받지 않은 대안학교 학생이라는 것이 이유였다.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조사과정에서 학교 측이 학생에게 진술서를 수업시간에 받아 진술인 신상에 대한 비밀이 지켜지지 않았고, 이로 인해 사건관련 학생들 간 갈등을 가중시키는 문제가 발생했다.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서울 광진갑)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학폭위)의 구성과 운영을 개선하는 내용의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교육부의 ‘2018년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응답률은 1.26%로 2017년 0.89%에 비해 0.4%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응답자는 2017년 3만7000명에서 2018년에 5만명으로 전년대비 응답자가 35%난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증가추세에 있는 학교폭력에 대한 제대로 된 예방과 대책이 필요한 때에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구성되는 학폭위제도에 허점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개정안은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상 ‘학교’를 정의하는 규정을 초·중등교육법에 해당되는 학교뿐만 아니라 ‘대안교육을 실시하는 기관’을 포함시켜, 교육부에 인가를 받지 않았지만, ‘학교’의 역할을 하고 있는 대안학교도 일반학교와 같이 학폭위가 열리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비밀누설의 금지 조항(개정안 제21조)을 세분화 해 신고자와 고발자의 정보뿐만 아니라 ▲학교폭력 관련 조사·상담의 과정 및 내용 ▲학교폭력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에 대한 심의·의결과 관련된 개인별 발언 내용 ▲학교폭력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및 그 가족의 성명, 주민등록번호 및 주소 등 개인정보에 관한 사항 ▲그 밖에 외부로 누설될 경우 분쟁 당사자 간에 논란을 일으킬 우려가 있음이 명백한 사항 등에 대한 정보를 보호하도록 강화했다.
전혜숙 의원은 “최근 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신고와 목격의 응답이 늘고 있고, 특히 연령층이 낮을수록 피해응답률이 높다”며 “학교폭력의 예방적 차원에서도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 학교 측의 제대로 된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개정안이 허점이 들어난 학폭위 제도를 개선하고, 이를 통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보다 마음 편히 학교생활과 학업에 집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