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40%대 중반으로 집계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50%대를 회복하며 상반기를 마무리했다. 한반도 평화와 재난사고 대처, 경제 정책 등이 지지율 등락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남북관계에 의해 지지율이 좌우되고 있다며 외교상황에 따라 하반기에 지지율이 급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4일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발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에 따르면 7월 1주차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51.1%다. 지난 1월3주차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6.2%만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1·2월 미세먼지 악화로 하락…북미회담 소식에 반등=서울 등 수도권에 6일 연속 비상저감조치 내려지는 등 전국이 초미세먼지로 몸살을 앓고 있던 연초 문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은 40%대 중반으로 시작했다.
당시 문 대통령이 상당한 발생 원인인 중국측에 저자세를 보이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더욱이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미세먼지 악화의 원인을 문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탈원전’으로 규정하면서 여론이 악화됐다.
지지율 반등을 불러온 시기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 소식이 흘러나올 때와 맞물렸다. 2월3주차 여론조사 결과 문 대통령 지지율은 48%로 40%대 후반을 기록했다. 북미회담 실무협상이 열렸고 회담 협조를 위한 한미정상통화가 이루어졌을 무렵이다.
같은시기에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하자 응답자의 57.1%는 “2차 북미정상회담에 성과가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북미회담이 끝난 이후 2월 말에 실시한 3월1주차 여론조사에서는 51.4%의 지지율을 기록해 50%대를 회복하기도 했다.
◇ 3·4월 한반도 평화 다시 위기…한미회담·강원산불 대처 ‘잘했다’=3월3주차 조사 결과 지지율은 44.9%로 급격히 추락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장 복구 정황과 비핵화 협상 중단의 가능성 등 한반도 평화 위기에 대한 소식들이 이어져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미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는 북한이 서해(동창리) 장거리 미사일 발사장을 재건하는 움직임이 보인다고 알렸다. 국정원도 북한이 2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동창리미사일 발사장의 복구를 대부분 완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4월11일 한미정상회담이 개최되면서 지지율은 다시 상승했다. 4월3주차 대통령 지지율은 50.6%로 다시 50%대를 회복했다. 4월말 갑작스럽게 발생한 강원도 산불 대처에 대해서는 정부가 적절히 대처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 5·6월 北미사일 발사에도 식량지원↘…헝가리 유람선 참사 대처↗=5월 지지율은 다시 하락했다. 북한이 동해에 단거리 발사체 발사하면서다. 4일과 9일 북한의 잇달아 발사체를 발사한 이후 실시된 5월3주차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이 45.4%까지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인도적 대북 식량지원을 추진하려 하자 여론이 더욱 악화됐을 것으로 풀이된다. 비슷한 시기 인도적 차원의 대북 식량지원에 대한 국민 인식을 조사하자 반대하거나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65.0%를, 찬성 의견이 33.3%를 차지했다.
5월 말 헝가리 부다페스트 유람선 침몰 참사가 일어난 직후 6월1주차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이 48.3%로 반등했다. 같은 응답자를 대상으로 ‘헝가리 유람선 침몰사건에 대한 우리 정부 대응’에 대해 묻자 66.9%가 ‘적절했다’고 답했다.
◇ 7월 남·북·미 정상 3자 판문점 회동=지난 주말 남·북·미 정상 판문점에서 극적인 회동을 가지면서 대통령 지지율은 51.1%까지 올랐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3국 정상은 지난달 30일 판문점 남측 지역인 자유의 집 앞에서 역사상 첫 회동을 가진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지나치게 남북관계 등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좌우되어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대진 조원씨앤아이(여론조사기관) 대표는 “당분간은 판문점 회담이 50%대 초반의 지지율을 더 높이는 긍정요소로 갈 수 있다”면서도 “다만 한일 외교관계나 경제여건이 안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일순간 잘못되면 긍정이 부정으로 순식간에 바뀔수도 있다. 연착륙을 시키거나 보완점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남북관계에는 아주 극적인 장면이 많고 흥행변수들도 많다. 트럼프와 김정은 등 인물 중심으로 변수가 작동을 하기 때문에 국민들은 더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며 “앞으로 비핵화 진전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온다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텐데 다만 지난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엄예림 기자 yerimuh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