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1년을 남기고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8일 사의를 표명했다. 최 위원장의 부인에도 그의 총선 출마설이 좀처럼 가라않지 안는 가운데 그의 후임으로는 은성수 수출입은행장과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 김용범 전 금융위 부위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금융위 기자실에서 진행한 일본 수출규제 관련 금융분야 영향 브리핑을 끝낸 직후 “현재 상당 폭의 내각 개편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사권자의 선택의 폭을 고려해 (청와대에) 사의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초대 금융위원장으로 그동안 가계부채 관리, 핀테크 활성화, 자영업자 및 주력산업 금융지원에 집중해 온 인물이다. 그는 취임 초기 정치권을 중심으로 박한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최저임금 인상으로 정부가 역풍을 맞는 가운데 실물경제 지원에 주력해 정부와 정치권의 신임을 얻은 인물이다. 특히 평소 자영업자와 자동차·조선 협력사 지원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 위원장에 대한 정부와 여당의 평가가 올라가면서 그의 총선 출마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만 그는 지난 1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출마의사가 있냐는 질문에 “그러한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 총선 불출마 생각에 변함이 없냐는 질문에 재차 “예”라고 대답하며 총선 불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그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러브콜이 계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여전하다. 최 위원장의 고향인 강릉에서 민주당의 약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최 위원장 영입을 통해 총선 승리를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위원장이 그동안 문재인 정부와 호흡을 잘 맞춰온 몇 안되는 경제관료라는 점과 그의 사의 표명 시기가 총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한편 최 위원장의 사의 표명에 따라 정부는 개각을 늦추기 어렵게 됐다. 최 위원장의 후임으로는 현재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이 가장 비중있게 거론되고 있다.
은 행장은 군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인물로, 제27회 행정고시를 합격한 이후 노무현 정부시절 대통령비서실 경제보좌관실 선임행정관을 거쳐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관 및 국장, 국제부흥개발은행 IBRD 상임이사, 한국투자공사 사장 등을 역임한 경제관료다. 현재는 수출입은행 행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 위원장이 금융위원장으로 임명되기 직전 거쳐 간 자리가 수출입은행장이라는 점도 은 행장의 금융위원장 임명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거시경제통인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김용범 전 금융위 부위원장,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 등도 금융위원장 후보군으로 꼽힌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역시 비중있는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지만 그는 금융위원장 직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