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치러진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아베 일본 총리가 이끄는 여권이 과반을 훌쩍 넘었다. 하지만 개헌 발의가 가능한 3분의 2 의석 확보에는 실패해 아베 총리가 밀어붙이는 개헌 추진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22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참의원 선거는 3년마다 전체 의석 중 절반을 뽑는데 이번에는 모두 124석을 선출했다.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을 합쳐 63을 확보하면 과반이 되는데 개표 결과 이보다 8석 많은 71석을 차지했다.
또 자민당과 공명당에 개헌지지 의사를 밝힌 일부 야당과 무소속까지 포함해 85석을 확보하면 3분의 2를 넘게 된다. 집계 결과 이른바 개헌 지지세력은 81석에 그쳐 3분의 2 의석에 4석 못 미쳤다.
연합뉴스는 아베 내각이 안정적인 정권 운영을 해나갈 수 있는 기반은 마련했지만 아베 총리가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왔던 개헌 추진에는 차질이 불가피해졌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 입장에서는 절반의 승리가 되는 셈이다. 아베 총리는 선거전부터 승패 기준을 과반수라고 공공연히 밝힌 만큼 이번 결과를 스스로 승리로 규정했다.
아베 총리는 개표 결과에 대해 국민의 지지를 확인한 만큼 주요 정책을 안정감 있게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개헌 추진은 이전보다 어려워지게 됐다.
연합뉴스는 이번 선거전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 개헌 발의가 가능한 3분의 2 의석을 확보한 상황이었는데 이번에 참의원에서 4석 못 미치게 돼 이대로는 참의원 안에서 개헌안 발의 자체가 힘들게 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이번에 당선된 무소속이나 일부 야당 의원을 설득해 개헌 지지세력으로 만들 경우에는 다시 개헌 추진이 동력을 얻을 수 있기는한 데 쉽지는 않아 보인다.
연합뉴스는 자위대 문구를 현재의 평화 헌법에 넣어 최종적으로는 ‘전쟁 가능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개헌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는 아베 총리로서는 승리라고 자축하고는 있지만 내심 만족할만한 결과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선거 결과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한일관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가에 대해 연합뉴스는 아베 총리가 미리 과반이면 승리라는 포석을 깔아 둔 만큼 과반을 훌쩍 넘었기 때문에 앞서 전한대로 승리고 규정했다며 이는 곧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 조치 등 아베 내각 정책에 국민이 지지한 것으로 해석하고 그대로 밀어붙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범여권이 3분의 2 이상 의석에는 미달했지만 거의 근접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대한 현재의 강경 기조가 더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당장 오는 24일에는 전략물자 수출품에 대해 일본이 우대조치를 해 주는 화이트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일본 정부의 형식적인 절차가 마무리된다. 이후 아베 총리는 적당한 시기를 저울질해 추가 제재를 최종 결정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
연합뉴스는 아베 정권과 대립하는 5개 야당이 선거 때에는 한국 보복 조치에 대해 큰 목소리를 내지 못했지만 기본적으로는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며 이를 변수로 추정했다.
이어 일본 주요 언론 가운데 절반 정도도 마찬가지로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다 선거 결과 5개 야당 연합이 일정 정도 성과를 거둔 만큼 이후 정치권을 중심으로 아베 내각의 한국 때리기에 대한 비판과 반대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