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의 금리 5% 특판상품이 출시 1초 만에 완판되는 등 저금리 시대 낮은 투자 수익률은 국민 모두의 고민거리가 됐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의 예금금리가 1%대 안착을 앞둔 상황에서 정부의 부동산규제로 부동산시장 마저 침체된 상황이다. 투자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에서 주목할 상품으로 ‘채권’을 지목했다.
2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채권형 펀드의 19일 기준 설정액은 32조5210억원으로 올해 들어 40.88%(9조4378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이 2.79%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시중의 여유자금이 채권에 몰릴 것을 알 수 있다.
채권형 펀드의 인기는 채권에 기반한 낮은 위험성에도 높은 수익률 달성에 기반하고 있다. 국내 국공채권형 펀드의 경우 최근 1년간 수익률이 평균 5.35%를 기록했고, 일반 채권 역시 평균 3.81%의 수익률을 보여줬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채권의 인기가 계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 초까지 미국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한 차례 더 있을 것으로 내다보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기준금리와 채권 수익률은 반비례 관계를 보인다.
특히 국내 단기 채권과 중장기 채권은 안전자산 성향이 강해 투자에 보수적이고 저위험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것으로 평가됐다.
김형경 KEB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PB센터 골드PB팀장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한다는 전제 아래 국내 기준금리도 올해 말이나 내년 초까지 한 차례 더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리가 추가 인하될 때까지 국내 채권에 대한 투자 매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팀장은 임대료와 같은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제공하는 채권이나 리츠(부동산투자신탁)와 같은 인컴형 및 배당형 펀드도 눈여겨 볼 것을 조언했다. 그는 “금리가 하락해도 임대료가 하락하는 경우는 없어 인컴형 펀드의 경우 연 4~5% 정도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 “미국의 대선이 끝나기 전까지 주가가 크게 하락할 위험이 적어 배당형 펀드도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 투자의 일종으로 금융회사의 조건부자본증권 투자도 최근 매력적인 투자상품으로 뜨고 있다.
연광희 신한은행 PWM잠실센터 부지점장은 “국내 금융회사 조건부자본증권의 경우 안전성 측면에서 우수하고 3% 초중반의 수익을 챙길 수 있다”며 “3개월마다 이자가 나온다는 점에서 은행 예금 보다 투자 매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연 부지점장은 “주가연계증권(ELS)도 연 4% 정도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 “안정성을 고려해 개별 종목보다는 지수에 기반을 둔 ELS투자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여기에 최근 채권투자를 이야기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투자처가 브라질 국채 시장이다. 브라질 국채의 경우 최근 1년 펀드 수익률이 38%를 넘어서는 등 많은 투자자들에게 높은 수익을 선사했다.
안예희 KB증권 도곡스타PB센터 부지점장은 “브라질 정부가 연금 개혁과 재정 감축에 나서며 채권 수익률이 급성장을 보였다”면서 “3~5월 사이에 투자한 분들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수익률 폭이 좁아졌지만 앞으로 브라질 정부의 정상화 노력에 따른 국가 신용등급 상승과 금리 인하 기대가 남아 헤알/원 환율 320원까지는 투자 매력이 남아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안 부지점장은 “금리 인하 전부터 달러와 실물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다”며 “달러 자산을 예치하는 것에서 한 발 더나가 실물자산을 보유하는 차원에서 미국의 금 ETF에 투자하는 수요도 최근 높다”고 밝혔다.
한편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기 매력적인 상품을 추천하면서도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 시기에 관한 당부를 남겼다. 증시의 경우 내년 3~4분기 미국의 대선 시즌이 끝나는 시점부터 하락 가능성이 있으며, 채권은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종료되는 시점부터 매력이 떨어진다는 조언이다. 더불어 브라질 채권의 경우 이미 이익을 실현하고 이탈하는 세력이 있을 정도로 시장 가치가 많이 상승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