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기업 채용혁신 AI면접·수시채용,취준생 부담키워

[기자수첩] 대기업 채용혁신 AI면접·수시채용,취준생 부담키워

대기업 채용혁신 AI면접·수시채용,취준생 부담키워

기사승인 2019-08-01 05:00:00

“AI면접은 인사담당자들의 참조용으로 활용될 뿐 합격여부를 좌우하진 않는다.”

AI면접 시스템을 개발하거나 도입하는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취업준비생들은 AI면접을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특히나 AI면접은 한미약품이나 LG유플러스 등 시범 도입하는 국내 기업이 700여곳에 이르며 지금도 전폭적으로 확대되고 있는데 말이다.

취준생들에겐 채용단계 중 어느 하나 쉽게 간과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토익 점수가 아무리 중요하지 않다고 해도 890점보단 900점이 ‘안정권’이라며 재응시하는 경우를 주변에서 숱하게 봐왔다.

AI면접을 실제 경험해 본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어색하고 생소해서 생각보다 대답하는 게 어려웠다고 말한다. AI면접도 익숙해지기 위해선 연습이 필요한 셈이다. 더군다나 AI면접은 지원자의 표정과 음성, 단어 등 정보를 분석해 기업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와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산출한다는데, 구직자 입장에선 절대 소홀히 할 수 없다.

벌써 이를 타깃으로 최근 1회 5만원으로 AI면접 강좌를 해주는 온라인 사이트도 등장했다. 앞으로 이를 대비하기 위한 학원, 인터넷 강좌가 추가로 개설 될테고 이는 취준생에게 또 다른 부담을 안겨줄 것 같다.

취준생들의 부담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최근 채용시장에 불어든 바람이 심상찮다. 현대자동차에 이어 SK그룹이 기존에 진행하던 공채를 폐지하고 수시채용 방식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확정된 사안은 아니지만 이미 취업 시장은 술렁이고 있다. 공채 폐지, 수시 채용 증가에 따라 취준생들의 준비 방향 역시 바뀌어야만 한다.

수시채용은 각각의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려는 의도다. 확실히 공채보다는 ‘효율성’ 있지만 그 분야에 대한 관련 경험‧경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급변하는 시대에 기업들도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인데, 취준생들에겐 직무 관련 경험을 얼마나 꾸준히 쌓아왔는지를 눈여겨보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한 때 ‘취업 5종세트‧7종세트’ 같은 단어가 유행했다. 학점, 외국어, 동아리, 공모전, 봉사활동 등 다양한 조건을 충족시킨 취준생들이 취업에 유리하다는 이야기였다. 이젠 그런 스펙은 무용지물이라는게 중론이지만, 취준생들에겐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닌 기본 요건이 되어 더 ‘스토리’ 있게, 창의적으로 어필하는 과정이 요구되고 있다.

여기에 AI면접‧수시채용 전환 등 채용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취준생들은 신기술을 익혀야하면서도 과거부터 관련 직무에 관심을 가져온 ‘준비된 인재’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최근 인크루트 설문결과를 보면 ‘연봉’도 중요하지만 ‘직원복지‧근무여건’를 눈여겨본다는 취준생들의 응답결과가 나왔다. 일하는 만큼 받는 것도 중요하나, 취업을 하고나서 경쟁을 좀 쉬고 싶다는 의미는 아닐까.

이런 힘든 과정을 거쳐 ‘취업 뽀개기’에 성공했어도 1년 미만 퇴사자가 18%라는 건 무엇을 의미할까. 기업이 요구하는 여러 조건들을 갖춰 입사했어도 정작 그 기업이 자신과는 맞지 않음을 의미한다. 일자리 ‘매칭’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선 기업이 새로운 채용방식인 ai면접과 수시채용이 어떤 지향점을 갖고 있는지를 취준생들에게 명시적으로 밝혀야 한다. 그래야 고단한 청춘들의 생고생을 덜어줄 수 있다. 

이안나 기자 la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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