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맥주 수입 반토막… 전통주·막걸리 등 우리 술은?

日 맥주 수입 반토막… 전통주·막걸리 등 우리 술은?

기사승인 2019-08-07 02:00:00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한 국내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일본산 맥주 수입량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수입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액은 434만2000달러에 그쳤다. 이는 지난 달 대비 45.1%, 전년 대비 34.6% 줄어든 수치다. 

통상 7월~9월를 맥주 최대 성수기로 꼽는 만큼, 수입액이 줄었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실제로 4월 515만8000달러였던 일본 맥주 수입액은 5월 594만8000달러, 6월 790만4000달러로 꾸준한 상승세를 그려왔다. 

맥주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주요 대상으로 지목돼 마트와 편의점의 판매대 등에서 퇴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서는 ‘1만원에 4캔’ 등 할인행사에서 일본 맥주를 제외하거나 신규 발주를 중단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주류수입협회가 지난달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간 국내 수입맥주 중 아사히 판매량은 0.8% 줄었다. 수입맥주 시장 전체 규모가 같은 기간 18.2% 성장했고, 경쟁제품인 칭따오가 13.9% 증가한 것에 비하면 상당한 후퇴다. 아사히의 맥주시장 점유율도 17.8%에서 15%로 줄며 1위 자리를 칭따오에 내줬다.

일본 맥주가 주춤하면서 국내 맥주업체들은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카스는 홈플러스와 손잡고 ‘카스 태극기 패키지’를 내놨다. 카스 캔맥주 12개로 구성된 패키지 바깥에 태극기의 ‘건곤감리’가 프린트됐다.

하이트진로는 직접적인 애국 마케팅은 진행하지 않지만, 순수 토종기업임이 부각되면서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지난 3월 하이트진로가 출시한 ‘테라’는 101일째인 지난 6월 29일 1억병 판매를 달성했다.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를 맞은 만큼 의미있는 성장세에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반면 전통주와 막걸리는 이러한 반사이익에서 한걸음 떨어져있는 상황이다. 한 편의점 기준 지난달 1일부터 28일까지 전통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다. 다른 편의점에서도 같은 기간 청주와 약주, 막걸리 매출이 3% 가량 늘어났다. 

관련업계에서는 전통주 비수기인 여름에 소폭이나마 상승세를 기록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보면서도, 2011년 이후 위축된 시장 상황을 볼 때 못내 아쉬운 표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날이 더울수록 고(高) 도수 술을 즐기지 않아 여름은 보통 전통주의 비수기”라면서 “그런 상황에서도 의미 있는 성장세를 보였다는 것은 고무될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편의점·마트를 비롯해 일선음식점 등 주요 판매채널에서 전통주와 막걸리 등 우리 술이 외면되는 것은 아쉬운 상황”이라면서 “이번 기회에 (판매량을 둘째 치고) 우리 술에 대한 관심을 가져보는 기회가 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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