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이 오픈뱅킹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필요조건으로 ‘데이터 활용능력’을 꼽았다.
서 위원은 7일 ‘오픈뱅킹 시대의 도래와 향후과제’에서 “오픈뱅킹 시대에는 데이터를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느냐가 은행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픈뱅킹은 은행이 가진 정보를 외부에 개방하는 것이다. 은행이 오픈 API를 핀테크 등 제휴기업에 제공하고 협력을 모색하는 노력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서 위원은 오픈뱅킹이 활성화되면 고객 이동성 증대로 은행 간 우량고객 선점 경쟁이 본격화되고 은행과 외부 파트너와의 협력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다만 은행 간 상품과 서비스 비교가 쉬워져 되려 은행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서 위원은 “은행은 외부자원을 보다 유연하게 활용하는 개방형 혁신 체제로 전환하고 외부 파트너와의 협력 과정에서 형성된 새로운 경험을 어떻게 내부 역량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세부사업 성격에 따라 다양한 상품과 채널 전략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특정 고객 군이 집중된 플랫폼에서 맞춤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서 위원은 또한 새로운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국내에서는 올 하반기부터 오픈뱅킹 서비스가 시작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앱 하나로 모든 계좌에 결제와 송금이 가능한 오픈뱅킹 서비스가 오는 10월 은행권에서 시범 실시된다. 12월에는 이용대상이 핀테크 업체로도 확대된다.
서 위원은 이 같은 오픈뱅킹 확대 추세가 소비자 편의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부 노력이 뒷받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서 위원은 “감독당국은 시스템 안정성이 유지되고 고객정보 관리가 적절히 이뤄지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오픈뱅킹시스템에 참여하는 핀테크 기업 적격성을 면밀히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오픈뱅킹 인지도와 참여를 높이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이러한 정책이 시장과 소비자 편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수정하거나 확대해야 할지도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서 위원은 끝으로 “오픈뱅킹 체제가 잘 정착하려면 은행은 고객 중심적 사고로 차별화된 상품을 개발해야 하고 금융당국은 모니터링 강화로 건전한 경쟁을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