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S, DLF)과 관련한 대규모 손실에 따른 은행의 신용도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1일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S, DLF) 손실 관련 은행 및 증권사 신용도 영향에 대한 NICE신용평가의 견해‘라는 리포트를 통해 “파생결합상품 손실이 은행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나신평은 “은행은 금융상품의 판매사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운용손실에 따른 책임이 없다. 다만, 금번 파생결합상품의 경우 상품 구조가 복잡하고, 원금손실가능성이 있는 고위험군의 자산이며 전체 규모의 약 90%가 다수의 개인투자자에게 판매되었다는 점에서 불완전판매 이슈의 제기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감독원은 은행을 비롯한 판매사는 물론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상품설계, 운용 및 판매와 관련해 합동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며, 만일 상품 판매절차상 하자가 발견될 경우 은행은 손실분에 대한 일부 손해배상 의무를 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신평은 “지난 2005년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개인투자자들이 금융감독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했던 금리파생 관련 파워인컴펀드의 경우, 금융감독원은 은행의 책임비율을 50%로 결정했으며 이후 2014년 대법원에서 최종 배상비율을 20~40%로 판결한 바 있다”면서 “현 상황에서 파워인컴펀드 사례를 적용할 경우, 은행의 손실규모는 약 800~160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은행들의 신용도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나신평은 “이번 이슈가 수익성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과는 별개로 은행의 금융상품 판매 및 운용과 관련한 내부통제시스템과 불완전판매 이슈 제기로 인한 평판위험 상승 여부에 대해 추가 모니터링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최근 저금리 장기화로 인해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들의 위험 수용(Risk taking)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회사의 수익성과 자본적정성을 훼손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금감원에 따르면 7일 기준 국내 금융사들의 주요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 판매잔액은 총 8224억원이다. 우리은행이 4012억원으로 가장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으며, 뒤이어 하나은행(3876억원), 국민은행(262억원), 유안타증권(50억원), 미래에셋대우증권(13억원), NH증권(11억원) 순이다.
전체 판매액의 99.1%(8150억원)가 은행에서 사모 DLF(파생결합펀드) 형태로 판매됐으며, 이 가운데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을 중심으로 판매된 6958억원 규모의 영국·미국 CMS(이자율 스와프) 금리 연계상품은 5973억원(85.8%)이 손실구간에 진입했다.
여기에 사실상 우리은행 단독으로 판매한 1266억원 규모의 독일국채 10년물 금리 연계상품은 판매금액 전체가 손실구간에 진입한 상태다. 현(7일 기준) 금리가 만기까지 유지될 경우 이 상품의 예상 손실 금액은 1204억원, 예상손실률은 95.1%에 육박한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