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확산으로 아사히, 삿포로 등 대표적인 일본맥주가 매대에서 밀려난 사이 국산 맥주업체들이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공세에 나서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반일 불매운동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품목은 단연 맥주다.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액은 434만200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5.1% 줄었다. 불매운동이 거세진 8월 1~2주 사이 수입액은 4만4000달러로 98.8% 줄어들었다. 1/100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수입맥주 주요 판매 채널인 편의점 판매량도 급격하게 줄었다. 이달 들어 대형 편의점 업체의 일본맥주 판매량은 80% 이상 줄었다. 반면 국산맥주 매출은 두자릿수 이상 신장했다.
이는 불매운동과 더불어 수입맥주 할인판매 행사에서 일본 맥주가 제외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편의점은 맥주 판매 촉진을 위해 수입맥주에 대해 ‘4캔 1만원’ 또는 ‘5캔 1만원’ 프로모션을 진행해왔으나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본 상품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자 주요 편의점 업체들은 할인품목에서 제외했다.
전체 맥주시장에서 국산맥주 비중도 올랐다. 지난해 39.6%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39.1% 수준이었던 국산맥주 비중은 44.1%로 올랐다. 2016년 이후 꾸준히 내림세였던 점을 감안할 때 반일 불매운동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하이트진로는 신제품 ‘테라’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3월 출시된 테라는 하루 백만병 꼴로 팔리며 100일만에 1억병 돌파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500㎖ 캔 제품은 편의점 채널에서, 일선 음식점 등 유흥 채널에서도 상당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오비맥주도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지난 15일 광복절을 앞두고 카스 캔맥주 12개로 구성된 패키지에 태극기를 프린팅하는 등 ‘애국 마케팅’도 진행했다. 또 자사 주력 제품인 카스와 발포주 필굿의 가격도 인하해 수요잡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맥주의 경우 대표적인 불매운동으로 지목되면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그동안 수입맥주에 밀려 위축되던 국내 맥주업체들의 반사이익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