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DLS(파생결합증권) 사태’로 여타 은행들이 일제히 문제 소지가 있는 상품에 대해 점검에 들어갔다. 금융감독원이 두 은행의 상품 판매 과정을 들여다보고 있는 가운데 애꿎은 불똥이 튀지는 않을까 우려한 영향이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DLF(파생결합펀드) 상품을 판매한 우리·하나은행을 제외한 국민·농협·기업 등 여타 주요 은행들이 불완전판매 논란이 있거나 원금손실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품 들을 위주로 자체 점검에 들어갔다.
A은행 관계자는 “최근 DLS 사태로 감사부서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원금 손실이 큰 상품을 중심으로 불완전판매 소지가 있었는지 점검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불완전판매 이야기가 나오면 감사부서에서 즉각 전화가 온다”고 귀뜸했다.
B은행의 경우 홍콩사태와 관련해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T를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B은행 관계자는 “DLS 사태가 터진 다음에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T를 중심으로 점검을 실시했다”면서 “일단 큰 위험은 없는 것으로 내부적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모니터링을 강화한 상태”라고 말했다.
여기에 “감사부에서 8월 초 위험상품에 대한 홍보금지, 자필기제 누락, 무자격자의 판매 등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다”며 “감사 후 문제가 되는 사항에 대해서는 공문이 내려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C은행 관계자는 “실무부서에서 최근 우려가 높아지는 상품들에 대해 판매현황을 점검하기 위한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며 “점검 계획이 마련되면 경영진 보고를 거쳐 이르면 다음달 점검이 실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금융감독원이 지난 23일부터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에 대한 금리연계 DLF 판매에 대한 특별점검에 들어가면서 향후 금감원의 검사가 확대될까 걱정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감원의 DLS 검사에서 문제가 들어날 경우 다른 은행에 대한 검사도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미리 대비하자는 차원에서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은행권은 이번 사태가 은행의 펀드 판매 규제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7일 은행의 고위험 상품 판매를 제한해야 지적에 “원금 전액 손실이 가능한 상품을 증권사가 아닌 은행에서 판매하는 것이 적절한지 들여다 보겠다”고 밝힌 영향이다.
이에 대해 은행권 관계자는 “이는 은행에서 예적금만 판매하라는 이야기”라며 “문재인 대통령도 은행을 방문해 펀드에 가입하는 시기에 은행의 펀드 상품판매를 제한해야 한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시각”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