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한테도 깨지고… 중국 축구, 귀화만이 해답일까

베트남한테도 깨지고… 중국 축구, 귀화만이 해답일까

베트남한테도 깨지고… 중국 축구, 귀화만이 해답일까

기사승인 2019-09-09 18:19:45

시진핑 중국 주석은 2011년 “중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 월드컵 개최, 월드컵 우승이 나의 3가지 꿈”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2002년 본선에 진출한 것을 제외하면 월드컵과 인연이 없다. 시 주석이 ‘축구굴기’를 외친 이후 국가적으로 막대한 투자가 있었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중국 축구 국가대표의 올해 성적표는 9전 5승 4패다. 이 가운데 FIFA 순위에서 앞선 나라와의 승부에서 이긴 경기는 단 한 차례도 없다. 1대 0으로 이긴 타지키스탄은 119위, 각각 2대 1로 이긴 태국과 키르기스스탄은 115위와 95위로 중국(71위)보다 한 수 아래다.

마음이 급해진 중국 축구협회가 꺼낸 카드는 귀화였다. 

6월 포루투갈 출신 미드필더 페드로 델가도가 귀화했고, 노르웨이 출신 욘 호우 세테르가 중국 국적을 취득했다. 지난 달 20일에는 광저우 헝다 소속의 전설적인 공격수 엘케손이 중국 대표팀의 일원이 됐다. 엘케손은 1989년 브라질 태생으로 광저우 헝다에서 2013년부터 2년 연속 득점왕을 차지한 해결사다. 올 시즌도 15골로 중국 슈퍼리그 득점 순위 3위다. 

이밖에도 중국 축구협회는 월드컵을 앞두고 알란(허베이 화샤), 리카르도 굴라트(광저우 헝다), 타이아스 브라우닝(광저우 헝다), 알로이시우(매이시엔 티에한) 등 5명의 귀화를 추진 중이다. 

최근 중국 대표팀과 재계약을 체결한 마르첼로 리피 감독은 이탈리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중국 선수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국가 대표에 3~4명의 귀화 선수를 포함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귀화 추진이 중국 축구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선수들로만 구성 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22세 이하(U-22) 중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8일 중국 우한 황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베트남과의 친선 경기에서 0-2로 패했다. 이날 중국은 시종일관 베트남에게 끌려 다녔다. 평균 신장이 6~7cm나 컸지만 신체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베트남전 해설을 맡은 이영표 위원은 “베트남 선수들은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많이 얻고 있지만 중국 선수들은 그렇지 않다.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한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중국은 좋은 선수와 지도자를 데려오면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 결과 어린 선수들이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아이러니한 상황을 꼬집었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중국 슈퍼리그(CSL) 시장가치 베스트 11’에 오른 자국 선수는 골키퍼 양준링(상하이 상강)이 유일했다. 탄탄한 자국 리그는 대표팀의 젖줄과 다름없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중국 축구의 발전은 요원해 질 수 밖에 없다. 

‘브라질 2군’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까지 붙었다. 자존심을 세우려다 오히려 고개를 들지 못할 민망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중국 축구의 미래가 궁금해진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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