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가짜 8K” vs 삼성 “소모적 논쟁에 불과”…설명회 맞불

LG “가짜 8K” vs 삼성 “소모적 논쟁에 불과”…설명회 맞불

기사승인 2019-09-18 02:00:00

LG전자와 삼성전자의 ‘8K 화질 전쟁’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최근 막을 내린 유럽 최대 가전 박람회인 ‘IFA 2019’에서 LG전자의 공격으로 시작된 8K 품질 전쟁이 독일 베를린을 넘어 안방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LG트윈타워 서관 33층에서 열린 LG전자의 ‘8K 및 올레드 기술 설명회’에서 남호준 HE 연구소장 전무는 “경쟁사의 QLED 8K는 실제로 국제 규격에 한참 못 미친다. QLED는 자발광이 아닌 일반 LCD TV로 경쟁사가 오해의 소지를 만들고 있다”며 “8K를 제대로 구현하는 8K를 내놓아야 한다. 소비자를 위한 정당한 경쟁 체제를 갖춰야 한다”며 삼성전자를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LG전자는 삼성전자의 8K TV 선명도(CM)가 50%를 넘지 못한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LG전자는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 International Committee for Display Metrology)’의 표준규격(디스플레이표준평가법(IDMS, Information Display Measurements Standard)을 근거로 삼성전자의 8K TV가 제대로 된 8K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ICDM 기준에 따르면 8K TV는 화소 수가 가로 7680개, 세로 4320개로 총 3300만개 이상 화소 수에 화질 선명도 50% 이상이라는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일부 8K TV의 화질 선명도가 50% 미만이기에 해상도에 있어 8K가 아니라는 게 LG전자 측 설명이다. 선명도(CM)가 50%를 넘어야 사람의 눈으로 봤을 때 화소의 구별이 가능하다는 게 ICDM의 판단이다.

LG전자는 이러한 ICDM의 기준을 근거로 최근 들어 삼성전자가 출시한 몇몇 8K 제품들이 규격에 미달해 국내외 소비자들의 혼란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또 LG전자는 현장에서 ‘QLED TV’가 퀀텀닷 필름을 추가한 LCD TV에 일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LG전자 측은 올레드(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유기발광다이오드) TV에는 자발광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고 설명한다. 자발광 디스플레이는 전류가 흐를 수 있는 유기화합물이 전기에너지를 받아 스스로 빛을 발산한다. 반면 LCD TV의 하나인 QLED TV는 LCD 패널과 백라이트 유닛 사이에 퀀텀닷 필름을 하나 추가해 색 재현율을 높인 제품에 불과하다는 것이 LG전자의 주장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올레드는 백라이트가 필요 없다. 완벽한 블랙 표현이 가능하고, 자연색에 가까운 색을 구현한다”면서 “반면 LCD TV는 백라이트(Backlight)에서 발산한 빛을 액정으로 조절한다. 결국 여러 개의 필름을 통과 시켜 화면을 보여주는 방식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남 전무는 이와 관련 “QLED 8K TV는 8K 해상도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소니 등 시중에 나온 대부분 8K TV를 측정해봤지만 모두 기준치를 충족했다. 기술적으로 왜 삼성전자의 8K만 CM 값이 왜 떨어졌는지는 경쟁사가 답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LG전자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삼성전자도 같은 날 정면 반박에 나서며 맞불을 놨다.

삼성전자는 17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성촌길 33에 위치한 삼성전자 서울R&D 캠퍼스 D동 2층 프론티어홀에서 ‘8K 화질 설명회’에서 삼성전자의 QLED 8K가 국제 규격에 미달한다라는 LG전자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현장에서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상무는 “CM(화질선명도)은 8K 시대에 적용하기에 불완전하다. 1927년에 물리적으로 화소 수를 세기 어려운 디스플레이나 흑백 TV의 해상도 평가를 위해 사용됐던 방법”이라며 “ICDM도 2016년 5월에 CM은 최신 디스플레이에 적용하기에 불완전하며 새로운 평가 방법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기존 가이드는 중단돼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8K는 밝기와 컬러 볼륨 등의 광학적 요소와 영상처리기술 등 다양한 시스템적 요소를 고려해 평가해야 할 것”이라며 “지금은 CM과 같은 소모적 논쟁보다는 8K 시장을 본격화하기 위한 업체 간 논의를 통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 ‘8K 협회’ 등을 통해 많은 기업이 8K 활성화에 참여해 미래 시장을 만들어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QLED 8K TV와 LG전자 제품을 비교 시연해 8K TV가 이미지·동영상·스트리밍 등 다양한 콘텐츠에서 QLED 8K가 8K 콘텐츠를 더욱 잘 구현한다는 점도 부각했다.

먼저 8K 이미지 파일을 USB에 옮겨 TV에 띄운 결과, 삼성 QLED 8K에서는 작은 글씨도 선명하게 보였다. 반면 LG TV에서는 글씨가 뭉개졌다.

특히 동영상 시연에서는 표준 코덱(HEVC)으로 인코딩된 8K 동영상 시연에서 삼성 QLED 8K는 USB로 연결한 영상, 스트리밍 영상 모두가 원활하게 재생됐다. 반면 LG TV에서는 동영상 재생이 되지 않거나 화면이 깨지는 현상도 발생했다. 용 상무는 이와 관련해 "경쟁사 TV에서는 8K 콘텐츠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며 "화면이 깨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양사의 이러한 8K TV 품질 경쟁을 두고 8K 시장을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 LG전자가 이를 뒤쫓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에만 QLED TV 200만대가량을 판매, 지난해 상반기 대비 2배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러한 판매 확대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13년째 세계 TV 1위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IFA 2019’를 계기로 국내로 확전된 양사의 8K TV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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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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