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서울 여러 곳에서 연이어 열렸다.
고려대학교 재학생과 졸업생 200여명은 19일 오후 7시경 서울 성북구 소재 고려대학교 안암캠퍼스 중앙광장에 모여 “조국 장관님은 장관직을 내려놓고 자랑스러운 아버지, 존경받는 지성인으로 돌아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려대 총학생회와 별개로 일반 학생과 졸업생으로 구성된 집회 집행부는 “우리 대학생들은 당장 검찰 조사와 연루된 장관님의 손에 대한민국의 법, 검찰의 정의로움을 맡길 수 없다”며 “입학처(인재발굴처)는 조국 장관의 딸 입학 허가를 취소 처리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나아가 참가자들과 함께 본관까지 구호를 외치며 행진해 학교 관계자에게 조국 장관의 딸에 대한 입학허가 취소 등의 내용이 담긴 성명서를 전달했다. 참가자들 중에는 중년의 부부나 유모차를 끈 여성 등 일반인들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와 함께 연세대학교 본관이 있는 신촌도 조국 법무부장관 퇴진을 외치는 소리들로 시끄러웠다. 연세대 재학생과 졸업생 250여명은 7시 30분경 신촌 캠퍼스 학생회관 앞에서 ‘연세 조국 법무부 장관 퇴진 촉구’ 집회를 열었다.
집행부는 학생증이나 졸업증명서 등으로 신원을 확인한 뒤 LED 촛불과 집회 팻말을 배포하고 “조 장관이 기회의 평등함, 과정의 공정함, 결과의 정의로움이라는 가치를 훼손했다”, “사퇴를 요구한다”는 등의 내용을 적은 입장문을 낭독했다.
오후 8시경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중앙도서관 앞 광장에는 500여명(주최 측 추산)의 학생들이 조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며 촛불을 밝혔다. 이번 집회는 총학생회 등이 주도했던 앞선 집회와 달리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모여 열렸으며 외부인들도 다수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회에 참석한 이들은 중앙도서관 광장에서 조 장관이 교수로 적을 둔 서울대 법대까지 행진한 후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기간 대표구호를 외치며 법대에 설치된 ‘정의의 종’을 울렸다.
한편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에서 열린 집회 집행부들은 이날 집회에 앞서 공동성명문을 작성하고 집회 말미에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성명을 통해 학생들은 “현 정부가 보여주는 부패와 위선은 지난 박근혜 정권 탄핵 이후 국민의 상처를 치료해주지는 못하고 오히려 더 깊이 후벼 파고 있다. 정부가 이를 반성하고 사죄하지 않는다면, 이 상처는 치유 불가능할 정도로 깊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이제는 우리 순수한 청년들이 나서야 할 때”라며 “이번 집회를 끝으로 학교 단위가 아닌 전국적으로 학생들이 모일 수 있는 전국 대학생 연합 촛불집회를 전국 대학생들에게 공식 제안한다”고 전국단위 조국장관 사퇴집회 개최를 예고하기도 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