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남부시장 야시장, "진정한 공유경제 실천하고 있어요"

전주남부시장 야시장, "진정한 공유경제 실천하고 있어요"

기사승인 2019-09-21 12:12:35

전북 전주시 남부시장은 주말마다 시끌벅적하다. 

전국적인 명소로 소문난 한옥마을이 인근에 있어서 그렇기도 하나 다양한 음식 맛을 찾아온 방문객들로 인해서다. 

바로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문을 여는 야시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특히 이곳이 주목받는 이유는 목적과 가치가 명확한 공유 경제 현장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 곳은 단순히 공간이나 물질 나눔의 공간이 아닌 하나의 따뜻한 공동체 가치를 나누고 있다. 

사실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이 적은 자본을 투자하고 생존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이런 가운데 남부시장은 장소 제공을, 소상공인은 아이디어와 손맛을 기반으로 진정한 공유 경제를 실현하고 있다. 

또, 야시장인 만큼 이곳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하룻밤을 묵어가야만 돼 지역경제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남부시장 야시장이 들어선지 올해로 5년째.

지난 20일 서로 소통하며 새로운 지역 문화를 만들고 동네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전주 남부시장 야시장 상인들을 만나봤다. 

#‘심쿵 염통볶음’...철저한 준비 한 몫

창업하는 사람에게 항상 강조되는 부분은 사전 준비 기간. 

염통볶음을 판매하는 임준형씨도 마찬가지다. 

임씨가 남부시장 야시장에서 장사를 시작한지는 한달여에 불과하다. 

하지만 준비기간만 넉달이 걸렸다. 

기존 야시장 상인들과 겹치지 않는 메뉴 선택, 잠재력, 멋진 아이템 발굴 등에 소요된 시간이다. 여기에 손맛을 내기 위해 걸린 시간까지 합하면 기간은 더 늘어난다. 

염통이라는 다소 생소한 음식 소재를 이용했기에 냄새잡기가 가장 문제였다. 

주말 단 이틀동안 장사하지만 40kg에 달하는 염통 손질하는 과정은 삼일이나 소요된다. 

특히 내장 계통인지라 저장 등 신선함을 유지에 가장 주안점을 뒀다. 

이렇듯 꼼꼼함과 세심함 때문인지 손님들이 줄을 서는 것은 당연.

입으로 느끼는 것도 그렇지만 눈으로 보는 것과 피부로 느끼는 서비스에서 손님들이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귀뜸했다. 

임준현 씨는 “창업한지 한달에 불과하지만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또 전주 어디에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한 공간에서 먹거리를 찾아 다니지 않아요. 그만큼 더 좋은 서비스와 식자재를 통해 고객 만족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고 했다. 

#‘눈꽃치즈 깐풍기’...미래 위한 투자 

문희선씨는 그야말로 소소하게 ‘음식솜씨’를 주변에서 인정받다가 지인의 권유로 남부시장 야시장 한켠을 차지하게 됐다. 

문 씨의 직업은 따로 있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걱정도 많이 했다. 어찌보면 손 맛에 대한 도전이기에 부담도 컷다. 

이렇게 시작한 야시장 생활이 오는 10월이면 어느덧 1년이다. 남부시장 상인들과 함께하면서 많은 정도 들었다. 

지금은 직장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투자로 생각까지 든다. 

문 씨의 주요 메뉴는 튀긴 닭에 직접 만든 과일 특제 소스를 입힌 깐풍기.

대중적인 식품인 닭을 이용한 점이 야시장을 찾은 이들에게 통했다. 

여기에 주인장 스스로 개발한 소스와 치즈에 반한 고객들이 하나둘 생겼다. 

전주에 거주하는 외국인으로 보이는 손님이 매주 찾을 정도다. 

문 씨는 고급식당에서 사용하는 고급치즈를 사용한다. 

자기가 만드는 음식에 대한 믿음을 갖기에 더욱 그랬다. 

시장에서 파는 음식인지라 저렴한 재료를 사용할 것이라는 불신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확실한 선택이 필요했다. 

내 가족이 먹는 음식이라는 생각에 더 공을 들였다. 

문 씨는 “직장생활과 병행하면서 자영업을 한다는 게 쉽지 않아요.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왜 하냐고 합니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어디에서 끈끈한 정을 느끼겠어요. 시장 상인들과 가족 같이 지내는 것도 좋고 손님들이 맛있게 음식을 드시는 것을 보면 왠지 보람이 생겨요”라고 전했다. 

#‘열혈청년 폭찹스테이크’...꿈과 열정

음식사업을 하면서 육류를 사용한다는 것은 그 어느 시장보다 치열한 경쟁의 장이다.

장사를 하기 전에 어떤 부위를 사용하는게 맛에 영향을 미치는지 반드시 파악해야 한다. 

여기에 현장 경험이 있다면 두말할 나위다. 

육류에 관한한 야시장 최고라고 손꼽히는 김상희 씨. 

그 역시 소위 투잡을 하고 있다. 야시장은 부업인 셈이다. 

그의 직업은 육류대리점 직원.

변별력을 갖추고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 자신만의 고기 노하우를 장착하고 뛰어들었다. 

목살을 최적의 상태로 구워 먹기 좋게 자른 뒤 손님들에게 제공한다. 

고기를 굽는게 단순하게 보일수 있지만 최고의 맛을 내기 위해서는 적당한 시간과 재단 방법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벌써 6개월째. 그의 매대는 매출 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유명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상희씨는 “일을 하면서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하게 됩니다”며 “요즘 경기가 안좋다고들 합니다. 남부시장 야시장 상인들을 비롯해 모든 소상공인들이 용기를 가졌으면 합니다”고 말했다. 

김 씨의 매대는 조금 특별하다. 

가족이 함께한다. 조카인 김성훈씨가 돕고 있다. 

조카는 직장보다 일찍 창업에 뛰어 드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자체가 무너진 점도 삼촌과 함께 일하게 된 동기가 됐다. 

조카 김성훈씨는 “야시장 상인들을 보면 열정과 꿈이 보입니다”며 “시장 골목이지만 여기에서 많은 성공하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나오기를 기대합니다”고 말했다. 

전주=신광영 기자 shingy1400@naver.com

신광영 기자
shingy1400@naver.com
신광영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