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퇴직연금의 수익률이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0%라는 주장이 나왔다. 반면 퇴퇴직연금 제도로 인한 시중은행이 거둬들이는 수수료 수익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전재수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시중은행의 평균 퇴직연금 연간수익률 평균이 확정급여형(DB) 1.48%, 확정기여형(DC) 1.76%, 개인형퇴직연금(IRP) 1.35% 등으로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퇴직연금 적립금의 90%를 차지하는 원리금 보장형상품의 연간수익률을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기준 DB형은 KB국민은행 1.52%, KEB하나은행 1.51%, 신한은행 1.45%, 우리은행 1.44% 등이었다.
DC형의 경우에는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1.77%를 기록했으며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1.76%와 1.73%의 수익률을 올렸다. IRP형에서는 하나은행 1.41%, 국민은행 1.37%, 신한은행 1.35%, 우리은행 1.28% 순이다.
지난해 물가 상승률(1.5%)을 고려하면 사실상 '0'에 가까운 수익률이다. 이는 예금, 적금 금리보다 못할 뿐만 아니라 수수료를 제외하면 오히려 마이너스 구조다.
낮은 수익률에도 시중은행의 수수료 수익은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4대 시중은행의 퇴직연금제도 관련 수수료 수익은 총 3129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대비 20% 늘어난 수치로 4대 시중은행은 올해 상반기에도 수수료 수익 1600억원을 챙겼다. 지난해 퇴직연금 수수료 수익을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이 약 96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국민은행 897억원, 우리은행 724억원, 하나은행 544억원 순이었다.
2022년부터 퇴직연금 가입이 전 사업장으로 의무화되는 만큼 은행의 퇴직금 운용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재수 의원은 “근로자들에게 안정적으로 퇴직급여를 제공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제도가 금융회사에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는 수단으로만 활용되고 있다”며 “제도 운용에 대한 실태 파악과 더불어 수수료 인하 등 퇴직연금제도의 정상화를 위한 제도적인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