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금융진흥원 ‘청소년한부모적금’의 계약건수가 출시 872일 동안 단 한 건의 계약도 없어 ‘유명무실한 제도’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성일종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서민금융진흥원이 지난 2017년 5월2일부터 시행 중인 청소년한부모적금의 계약이 872일 동안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적금은 자녀양육 준비가 부족한 청소년한부모(9~24세)가 시중은행의 취약계층 우대적금에 가입해 만기가 되면, 서민금융진흥원이 이자를 추가로 지급해주는 상품이다. 이같은 혜택에도 출시 이후 지난 20일까지 가입인원 및 이자지원금 지급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 의원은 “현재 여성가족부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는 청소년 한부모가 지난해 12월 기준 3783가구인데 이렇게 오랫동안 가입자가 한 명도 없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들 중 어느 누구도 서민금융진흥원의 지원은 받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은행별 주요 취약계층 우대 예금상품 운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까지 시중은행의 주요 취약계층 우대 예금상품 가입자 중 한부모가정에 해당되는 가입자는 ▲KB국민행복적금 2455명 ▲신한새희망적금 1078명 ▲SC행복적금 12명 ▲IBK사랑나눔적금 285명 ▲BNK희망 가꾸기 적금 146명 ▲희망모아적금 175명 ▲새희망키움적금 7명으로 최소 4158명 이상이 가입했다.

성 의원은 “이들 4158명 중 청소년한부모가 정확히 몇 명인지는 파악이 불가능하지만, 적지 않은 숫자가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중 아무도 서민금융진흥원의 청소년한부모적금에 가입하지 않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가입자가 아무도 없는 이유는 서민금융진흥원이 지원해주는 액수가 워낙 소액이어서 가입의 실효성이 적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또 가입조건 자체가 까다로운 것도 이유”라고 지적했다.

서민진흥원은 가입자의 월 불입액 최대 10만원(연 최대 120만원)에 대해 1년치 이자분을 연 금리 2%로 추가 지급한다. 월 불입액이 연 최대 120만원인 경우에도 진흥원이 추가 지급해주는 이자는 2%인 최대 2만4000원에 불과해 굳이 번거롭게 가입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또 청소년한부모적금은 청소년한부모라는 조건 외에도 ▲청소년한부모가족 가구주 중 신용등급 6등급 이하 ▲차상위계층 및 기초 수급자 ▲근로장려금 자격에 해당하는 사람 중 하나 이상의 조건에 해당하는 사람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가입 조건이 까다롭다.

성일종 의원은 “서민금융진흥원이 유명무실한 제도를 만들어놓기만 해놓고 사후관리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원액 확대와 함께 지원기준을 좀 더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