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처구니없는 질문에 당황했다”
1년 전 고액연봉 논란으로 국감장에 섰던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이사회에서 한 말이다. 그의 말은 1년 뒤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박 회장은 2일 행정안전부 국감 증인으로 출석했다. 오전 질의 중 그를 찾은 의원은 없었다. 그는 오후 질의 순서가 돼서야 증인석에 섰다.
박 회장을 세운 이는 공교롭게도 더불어민주당 김민기 의원이었다. 김 의원은 1년 전에도 박 회장을 불러다가 고액연봉을 지적했다.
김 의원이 이번 국감에서 지적한 건 박 회장이 뱉은 ‘말’ 이었다. 김 의원은 이날 중앙회 이사회 의사록을 증거물로 가지고 나왔다. 의사록을 보면 발언 수위가 높다. 박 회장은 당시 “(국감에서) 어처구니없는 질문이 쏟아져 나와 당황했다”라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뿐만이 아니다. 회의에 참석한 이사들은 ‘행안부 갑질로 장관과 한 판 뜨겠다(싸우겠다)’고 하는가 하면 회장 임기제한 폐지를 위해 ‘조를 짜서 법사위원들을 공략하자’는 내용도 있었다. 새마을금고 감독기관은 행안부다. 피감기간에서 나온 대화로 보기엔 결코 가볍지 않다.
김 의원은 ‘질문이 어처구니 없었냐’며 추궁했다.
그러자 박 회장은 당황해보였다. 그는 “제가 경상도 출신이라 표현이 잘못된 것 같다”며 “어처구니없다고 한 건 질의내용이 사실과 맞지 않아서였다”고 급하게 둘러댔다. 일부 발언도 ‘행안부 제재가 심해서 나왔다’고 했다.
임기제한 폐지 공약에 대해서는 “(새마을금고가) 농·수협과 같은 조합인데 차등 대우를 받아서”라고 해명했다.
박 회장은 1년 만에 다시 국감장에 섰다. 그는 이사회에서 나온 ‘망언’을 사과했지만 고액연봉 논란은 인정하지 않았다. 김 의원에 따르면 새마을금고는 회장보수 압박을 받자 퇴직금을 이용하는 꼼수를 썼다. ‘어처구니 없다’라는 표현은 이런 경우를 두고 쓰는 게 아닌가.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