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의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토트넘 훗스퍼는 지난 5일(한국시간) 영국 브라이튼의 아멕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8라운드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과의 원정 경기에서 0-3으로 패배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3승 2무 3패(승점 11점)로 리그 8위까지 추락했다.
토트넘은 개막전 승리와 더불어 강호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접전 끝에 무승부를 거두는 등 기분 좋게 시즌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최근 5경기에서 1승 4패로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을 이뤄내며 최고의 시즌을 보낸 토트넘은 올 시즌을 앞두고 로스터 보강에 나섰다. 탕귀 은돔벨레, 지오바니 로셀로, 라이언 세세뇽 등을 영입해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하게 했다.
하지만 현재까진 기대 이하다.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인 6300만파운드(한화 약 926억원)을 받으며 토트넘에 입단한 은돔벨레는 아직까지 적응을 마치지 못했다. 공수 밸런스가 뛰어나 무사 뎀벨레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기복을 보이고 있다. 세세뇽은 부상으로 인해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데뷔조차 하지 못했다. 여기에 로 셀로는 3경기를 소화한 뒤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적생들만 문제가 아니다. 중원을 담당하는 선수들이 하나같이 제대로 된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서 토트넘의 조직력은 완전히 무너졌다. 특히 올 시즌 이적을 추진하던 크리스티안 에릭센은 계륵과도 같은 선수가 됐다. 플레이메이커인 에릭센이 경기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면서 팀에 오히려 해만 끼치고 있는 상태다.
토트넘의 공격수 해리 케인은 지난달 27일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이적 시장은 끝이 났지만 몇몇 선수들은 여전히 이적을 하고 싶어한다”며 “이적에 근접했지만 결국 팀에 남은 선수가 있다는 것은 많이 알고 있다”고 에릭센을 겨냥하는 듯한 말을 남겼다.
수비진은 더욱 불안하다.
5일 브라이튼에 덜미를 잡힌 토트넘은 지난 2일 바이에른 뮌헨과의 ‘2019~2020 유럽축구연맹 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선 2-7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2경기 동안 무려 10골이나 내줬다.
얀 베르통언과 토비 알더베이럴드가 노쇠화를 겪으면서 수비진에 문제가 생겼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이들을 대신해 다빈손 산체스를 주전 센터백으로 기용했으나 재미를 보지 못했다. 오히려 포지션 공백을 산체스로 메우면서 베르통언과 알더베이럴드를 다시금 기용해야 하는 공교로운 상황에 놓였다.
그나마 제 몫을 다하고 있던 골키퍼 위고 요리스는 브라이튼 전에서 팔 부상을 당하면서 그라운드를 떠났다. 다행히 탈구 증세로 밝혀졌으나 당분간 경기에는 나서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비진의 불안함과 미드필더진의 모래알 조직력으로 인해 부담은 공격진에게 쏟아졌다. 케인과 손흥민이 분전하고 있으나 승점을 쌓지 못하고 있다.
A매치 휴식기로 재정비 시간을 갖출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이다. 포체티노 감독은 브라이튼전 패배 이후 “2주의 시간이 있다.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 기다리면서 준비하면서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