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소속 직원들의 주택구입 자금 대출에 0%대 특혜 금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정운천 의원(전북 전주을)이 농협으로부터 받은 ‘임직원 주택구입자금 융자 및 지원현황’ 자료에 따르면, 농협은 소속 직원 주택구입자금 대출건에 대해 2.87%의 이자를 보전해 현금으로 지급(payback), 그에 따른 실제 이율은 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대출한 직원 가운데는 실제 대출이율이 0%(무이자)인 경우도 15명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대출받은 직원은 그동안 낸 이자를 내년 초에 일괄적으로 보전 받게 되는데, 대출이율이 2.87% 이하인 경우, 올해 낸 이자를 모두 돌려받게 된다.
이를 통해 지난 2014년부터 올해까지5년 동안 대출이율이 2.87% 이하인 직원은 15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은 지난 2008년부터 이 제도를 운영해 2018년도 대출건 기준 이자 보전 금액은 2034명에 총 42억원 수준으로 올해 3월 8일 일괄 지급이 이뤄졌다. 농협이 직원 대출로 2008년부터 작년까지 11년 간 이자 보전 지원액은 435억 원에 달하고, 현재까지 이렇게 혜택을 본 직원은 총 4609명에 달한다.
지급방식은 직원이 1년 동안 납부한 대출이자를 차년도에 현금으로 일괄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자 보전 기간은 총 10년으로 지원한도인 1억원 기준으로 1년 287만원, 10년 동안 최대 2870만원의 이자를 돌려받을 수 있다. 이자 보전 신청 절차도 없이 직원들의 주택구입자금 대출 시 1억원은 별도의 대출계좌로 관리해 지급한다.
정운천 의원은 “국민들은 조금이라도 금리를 낮추기 위해 이리저리 은행문을 두드리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에서 농협 직원들은 0%대 특혜금리 혜택을 받고 있는 것은 심각한 도덕적 해이”라고 지적하면서, “농협이 농민들보다는 임직원들에게만 과도한 혜택을 주는 등 방만한 경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주=박용주 기자 yzzpar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