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의원들은 유럽을 좋아한다?

익산시의원들은 유럽을 좋아한다?

기사승인 2019-10-08 17:14:03
익산시의회 올 공무국외출장(해외공무연수)지가 공교롭게도 모두 유럽으로 정해져 "의원들은 유럽을 좋아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유럽 대부분 지역은 일반인이 가장 선호하는 관광지다.

시의회가 공개한 상임위원회별 출장계획서를 보면 이달 7일부터 23일까지 공무연수를 한다. 그런데 방문예정지가 그리스·이탈리아·프랑스 등 모두 유럽이다. 방문제 가운데 터키는 서남아시아에 속하지만 그리스와 연접한 곳으로 한국인이 많이 찾는 관광지에 속한다.
 
산업건설위(위원장 김태열)는 지난 7일부터 15일까지 7박9일간 그리스와 터키를 오가며 국회의사당과 아크로폴리스박물관, 바이람파샤 재래시장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도시재생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재래시장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며 선진 문화관광산업 우수사례를 돌아본다는 것이다.
 
보건복지위(위원장 박철원)는 14일부터 21일까지 그리스와 이탈리아 방문 계획을 세웠다. 아테네와 밀라노, 로마 등을 경유하면서 선진국가의 고령화와 노인 돌봄정책, 청소년정책, 도서관정책, 문화유산 활용방안 등에 관심을 두고 연수를 소화한다는 계획이다.

기획행정위(위원장 유재구)는 16일부터 23일까지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방문할 계획이다. 조르주 퐁피두 예술문화센터와 루부르박말관, 피렌체 중앙시장, 이탈리아 관광청 등을 방문해 선진국의 예술문화와 전통시장, 관광정책, 유적지 관리 등을 눈여겨 볼 예정이다.

그러나 출장 계획에 나타난 일정 등을 보면 공무연수에 맞는 포럼이나 토론회와 같은 전문적 활동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달 2일 시의회에서 열린 해외공무연수 심사위원회 심사과정에서 정회가 선포되는 등 논란이 일었다.

이날 시의회 출장계획 보고를 받은 심사위원 A 씨는 "심사 이틀전에라도 (계획표를)줘야 뭘 알아보고 질문을 할텐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집행부의 안일한 심사 진행에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심사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하고 논의를 한 뒤 심사를 속개했다.

심사위원들은 시의회 집행부에 연수지에서 발제를 하고 토론을 하는 경우가 있는지를 물은 뒤 개선을 요구했다. 또 해당 위원회 성격과 기관방문이 무슨 관련이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거나, 시민들은 '또 놀러간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고, 기관을 방문만 하지 말고 관계자들과 밀도있게 협의를 해야 한다는 등의 주문을 했다. 특히 "많이 널려는 놨는데(많은 방문 계획) 한 가지라도 확실하게 하고 와야 시민들도 납득할 것이고, 의원들도 자신있게 관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여행사 한 곳에 두 위원회가 몰아 준 것도 지적됐다.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전국이 비상상황인 점을 들어 해외일정을 감행한 것에 대한 비난도 있다. 익산지역 돼지사육두수는 20만 2천마리로 전북 총 사육두수(132만두)의 15%를 차지한다.

이와 관련 익산시 관계자는 "출장 심사가 돼지열병 발병 이후 이뤄졌다면 심사위원들이 지적했을 것이다"고 무리한 출장을 넌지시 비난했다.

지난해와 달리 올 연수프로그램을 모두 유럽 중심으로 구성한 것도 "외유성이 아니냐"는 의문을 샀다. 선호하는 관광국가인데다 심사과정에서 지적됐듯이 기관 등을 밀도있게 방문하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이다.

익산시의회는 그러나 해외연수가 작년에 비해 발전된 모델이라고 말했다. 담당 계장은 "출장 심사위원을 모두 민간위원으로 구성했다"면서 "조례에 출장결과 보고 의무규정을 신설했고 회의록과 계획서 등을 홈페이지에 자세히 공개하도록 하는 등 지난해에 비해 투명하게 진행했다"고 밝혔다.

익산=소인섭 기자 isso200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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