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국정감사에서 끊임없는 잡음이 나타나고 있다. 20대 국회의 마지막 국감이 중반으로 치닫고 있다. 국감기간 의원들의 비속어 논쟁이 한창인 가운데 피감기관들은 의원들보다 보좌진들의 막말과 갑질로 아우성이다.
모 방송국의 드라마 ‘보좌관’에서는 국감을 앞두고 코피를 흘려가며 질의를 준비하는 보좌진들의 모습이 그려진 바 있다. 또한 국감을 제대로 치루지 못해 의원실을 떠나야 하는 이른바 ‘파리목숨’ 보좌진들의 운명에 대해서도 나왔다.
올해는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실적을 내야 하는 국회의원들 입장에서는 언론에 최대한 많이 노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다. 매년 국감이 되면 동물이나 한복쇼 그리고 각종 퍼포먼스를 하는 의원들과 그 뒤에서 준비하는 보좌진들의 숨은 노력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런 노력들에 반해 일부 보좌진들로 인해 눈살이 지푸려지곤 한다. 피감기관들의 자료 지연에 대해 항의는 물론 무조건 높은 직급을 찾아 해결 하려고 요구하기도 하며 심지어 질의서를 작성해 오지 않으면 막말과 고성이 오가기도 한다. 이렇듯 일부 국회의원 보좌관과 비서관의 갑질에 피감기관은 속수무책이다.
중앙정부는 그나마 평소 의정 협조를 해야 할 사안이 많아 나은 편이지만 지방정부나 산하기관으로 또 각 기업들의 대관 관계자들은 하소연한다.
국회 보좌진 출신으로 모 지방정부에서 대국회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A씨는 “유명 연예인 매니저가 마치 본인이 연예인인것처럼 행동해 팬들에게 하대해 물의를 일으키듯이, 보좌진들 자신이 뺏지달고 있는 국회의원이라도 된 것인양 행세하는 보좌진들이 있다”면서 “저도 국회 보좌진 출신이지만 얼마전 까지 친하게 지내던 보좌진들로부터 갑질을 당하니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비하면 기업들의 대국회업무를 담당하는 소위 ‘대관’업무 담당자들의 고충은 더 심하다. 매년 국감이면 대기업 총수들이나 각종 이해관계자들의 국회 출석 여부에 대한 뉴스가 보도되는데 기업들 입장으로서는 그런 ‘불필요한’ 언론노출을 막기 위해 보좌진들과 막후 교섭을 하는 과정에서 갑질을 당하기 일쑤다.
역시 국회 보좌진출신으로 모 기업의 대관을 담당하는 B씨는 “내년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까 조심하는 의원들이 있고 익명제보들로 인해 SNS에 오르는 것을 조심하는 분위기가 있어 올해 국감은 다르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나 였다”면서 “여야를 떠나서 국회의원들의 막말과 갑질을 막기 위한 수준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부 보좌진들의 행동이 국민들의 국회에 대한 반감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함께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