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2개월의 대장정…방탄소년단이 남긴 것

1년2개월의 대장정…방탄소년단이 남긴 것

1년2개월의 대장정…방탄소년단이 남긴 것

기사승인 2019-10-29 18:13:18

그룹 방탄소년단이 29일 서울 잠실 주경기장에서 1년2개월여에 걸친 월드투어를 대미를 장식할 마지막 공연을 연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이어진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 투어 시리즈는 방탄소년단과 그들의 팬덤 아미의 명성을 전 세계에 확인시켜준 이벤트였다.

▲ 62회 공연에 206만 팬 운집, 티켓 매출은 수천억

이번 공연은 방탄소년단이 지난해 8월 진행한 ‘러브 유어셀프’ 투어와 그 연장선에서 올해 5월 시작한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 투어 등 시리즈 전체를 마무리하는 자리다.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26~27일과 29일 총 3일간 이어진 공연에 총 13만 2천 명의 관객이 몰려들었다. 

방탄소년단은 앞선 ‘러브 유어셀프’ 투어로 미국, 캐나다, 영국,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일본, 홍콩, 태국 등 20개 도시에서 42회 공연을 통해 총 104만명을 불러 모았다. 스타디움 투어로 규모를 키운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는 10개 도시에서 20회 공연으로 102만여 명 관객을 운집시켰다. 이를 모두 합치면 방탄소년단은 1년2개월간 62회 공연을 통해 206만 관객과 만난 셈이다. 

투어의 티켓 매출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 세계 라이브 투어 및 페스티벌 전문 매체 폴스타는 지난 6월 방탄소년단이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 투어 12회 공연을 하며 매출액 7800만 달러(당시 환율 약 9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20회 공연 매출액을 추정하면 약 1500억원으로 집계된다. 앞선 ‘러브 유어셀프’ 투어의 매출액을 더하면, 중견기업 평균 매출액을 훌쩍 뛰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 방탄소년단이 만든 진풍경

‘기록소년단’이란 별명답게 방탄소년단은 이번 투어 동안에도 ‘최초’의 기록을 여러 번 썼다. 영국 웸블리에서의 공연이 대표적이다. U2, 아델, 브루스 스프링스턴 등이 다녀간 이 공연장에 방탄소년단은 한국 가수 최초로 발을 들여 이틀 연속 공연했다. 회당 7만석의 좌석은 불티나게 팔려 매진을 기록했다. 해외 매체에선 이를 비틀스의 미국 진출에 빗대 ‘코리안 인베이전’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폐쇄적인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해외 가수 최초로 스타디움 공연을 연 것도 주목할 만 하다. 사우디는 인근 아랍국가보다 보수적이고 여성의 외부 활동이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방탄소년단의 공연을 앞두고는 49개국을 대상으로 관광비자 발급하고 외국인 여성에겐 아바야를 입지 않도록 허용하는 등 여러 관습을 완화했다. 방탄소년단과 소속사도 공연장에 기도실을 마련하고 안무 일부를 수정하는 등 현지 문화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보여줬다.

▲ 공연 통해 성장한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은 공연을 통해 성장했다. 데뷔 1년여 만인 2014년 서울 구천면로 예스24라이브홀에서 첫 단독 공연을 연 뒤, 매해 빼놓지 않고 공연으로 팬들과 호흡했다. 첫 공연 당시에는 2000명 규모의 장소를 빌렸지만 이후 올림픽공원 올림픽홀(3000석),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5000석), 체조경기장(1만석), 고척돔(2만석), 잠실 주경기장(4만5000명)으로 차근차근 체급을 높였다.

몸집만 키운 것이 아니다. 방탄소년단과 소속사는 관객들의 경험 확장을 위한 여러 장치를 마련했다. 이번 서울 공연의 경우, 잠실주경기장 일대에 이벤트존과 F&B 부스를 마련해 일종의 테마파크처럼 꾸몄다. 소속사는 팬 애플리케이션 ‘위버스’를 통해 공연장 지도와 부스 별 대기 시간을 확인할 수 있게 해 팬들의 원활한 관람과 체험을 도왔다. 그런가하면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들은 컴퓨터와 영화관으로 향했다. 26일 공연은 네이버 V라이브를 통해, 27일 공연은 극장에서 생중계된 것이다. 

음악을 통해 전하는 메시지는 팬들을 결집시키는 가장 강력한 힘이 된다. 공연장 인근에서 만난 진유주 씨는 “방탄소년단은 자신들의 메시지를 공연을 통해 모두 표현하고, 또한 그 메시지가 굉장히 선하다”고 말했다. 진 씨는 “공연마다 느낌이 다르지만, 이번 ‘러브 유어셀프’와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 공연의 경우, 보고 나면 내 안에서 드라마가 휘몰아치는 것 같다”면서 “좋은 사운드, 뛰어난 퍼포먼스는 물론이고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진정성 있는 메시지가 많은 위로와 공감을 안겨준다”고 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영국 BBC4가 방영한 다큐멘터리 ‘K팝 아이돌스: 인사이드 더 히트 팩토리’(K-Pop Idols : Inside the Hit Factory)에 등장한 한 해외 팬도 “‘너 자신을 사랑하라’ ‘자신감을 가져라’라는 메시지가 신선하고 좋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팬은 “영어권 노래는 증오나 과시에 대한 것이 많다”면서 “(방탄소년단의 음악은) 젊은 세대에게 필요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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