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A씨는 국민은행에서 출시하는 리브엠 출시 첫날 가입 신청에 나섰다. 하지만 A씨는 가입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신청을 포기했다. 리브엠 본인인증 수단으로 신용카드만 제시된 상황에서 A씨는 체크카드만 사용하기 때문이다. A씨는 다른 인증수단에 대해 문의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신용카드 없이는 '가입이 불가능하다' 였다.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서비스(리브엠, Liiv M)에 초중고등학생 이거나 신용카드 및 국민은행 계좌가 없는 소비자는 가입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브엠은 당초 월 7000원대 요금제로 무제한 데이터 사용이 가능해 많은 이들의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가입요건이 까다로워 실망감을 드러내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4일부터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알뜰폰 서비스 리브엠의 판매를 시작했다. 리브엠은 국민은행이 규제 특례를 적용받아 직접 판매하는 알뜰폰 서비스로, 금융거래 실적에 따라 월 최대 3만7000원까지 통신비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따라서 최저 0원대에도 알뜰폰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 많은 이들이 출시를 기다렸다.

다만 출시 첫날부터 곳곳에서 가입을 포기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국민은행 리브엠 가입을 위해서는 ▲만 19세 이상 ▲신용카드 보유 ▲국민은행 입출금계좌 보유 등 3가지를 요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먼저 만 19세 이상부터 가입이 가능한 만큼 알뜰폰 주 이용층인 초중고등학생은 리브엠 가입이 불가능하다. 특히 국민은행의 알뜰폰 서비스는 여타 알뜰폰 사업자가 부모 동의를 거쳐 가입을 받는 것과 달리 만 19세 미만 이용자의 가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국민은행 알뜰폰은 비대면 채널을 통해서만 판매돼 대면 채널과 달리 부모동의를 확인하기 어렵다”면서 “은행 이용을 조건으로 요금을 할인해 주는 만큼 은행 이용이 적은 학생의 경우 은행이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고 토로했다.

신용카드를 보유하지 않은 소비자도 리브엠 가입이 불가능하다. 리브엠은 가입과정 중 본인인증 수단으로 신용카드만을 제시하고 있다. 체크카드 역시 본인인증 수단으로 활용할 수 없다. 따라서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운 저신용자나 소득을 증명하기 어려운 이들은 리브엠 가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민은행은 이에 대해 ‘거미줄 규제’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행법과 달리 통신법은 비대면 본인인증 수단으로 신용카드 확인과 증권용 범용 공인인증서만 인정하고 있다”며 “범용 인증서는 발급에 고객이 별도의 요금을 납부해야 하는 부담이 있어 고객 접근이 쉬운 신용카드를 인증 수단으로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국민은행 입출금 계좌가 없는 소비자는 리브엠 가입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 이용이 없던 소비자는 리브엠에 가입하기 위해 국민은행 계좌를 먼저 개설해야 한다. 국민은행은 이 역시 고객에게 통신요금을 할인해 주는 만큼 향후 금융거래 유도를 위해 계좌개설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은행은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속히 개선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먼저 앱(어플리케이션) 개발을 통해 인증수단에 ‘범용 인증서’ 추가하고, 전산개발을 통해 부모동의를 통한 19세 미만 고객의 가입을 허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금융이 가보지 않은 길을 국민은행이 가고 있는 만큼 국내 통신3사의 서비스에 비해 부족한 점이 있지만 개선을 통해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해 나갈 것”이라며 “앱 개발을 통해 19세 미만의 가입과 신용카드 인증 문제를 조만간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