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A씨는 최근 네이버 포털에서 무선이어폰을 ‘하나머니’로 구매했다. 하나머니는 하나금융의 멤버십 포인트인 하나머니를 네이버 포인트로 전환해 상품 구매에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금융사 포인트로 상품 구매가 가능한 것을 알게된 A씨는 KB금융의 ‘KB포인트리’와 신한금융의 ‘마이신한포인트’도 네이버 포인트로 전환해 쇼핑자금을 보충했다.
금융사들이 내놓은 멤버십 포인트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 금융사 포인트는 사용처가 다양하고 현금화까지 가능해 소위 ‘현금성 포인트’로 불리기도 한다. 최근에는 낮은 예적금 이자를 대신해 포인트가 지급되는 상품도 있어 향후 금융사 포인트 사용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권에서 멤버십 포인트 마케팅을 주도하는 곳은 하나금융그룹이다. 하나금융은 2015년 계열사별로 흩어진 멤버십 서비스를 하나로 묶어 ‘하나멤버스' 서비스를 선보였다. 하나머니는 하나멤버스의 포인트로 지난 4년간 누적 사용건수만 9800만 건에 달한다. 이용금액도 4년간 5300억원에 육박했다.
하나금융이 통합멤버십 서비스를 선보인 이후 2016년 우리은행이 ‘위비멤버스’와 ‘위비꿀머니’를 출시했다. 뒤이어 KB금융은 리브메이트와 KB포인트리, 신한금융은 신한플러스(신한팬클럽)와 마이신한포인트 등을 선보이며 금융사들의 포인트 전성시대가 시작됐다.
이후 금융사들의 포인트 이용이 늘어난 것은 사용처가 대폭 확대된 영향이 주요했다. 하나머니의 경우 현재 하나은행 ATM기기에서 현금으로 인출이 가능한 것은 물론 하나카드의 대금을 결제하거나 편의점·극장 등 일반 상점에서 결제하는 데 사용된다. 네이버 쇼핑 등 다양한 쇼핑몰에서도 결제가 가능하며, 대만·태국 등 해외 관광지 상점에서도 하나머니로 결제가 가능하다.
KB포인트리 역시 카드대금은 물론 현금화 및 각종 쇼핑에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대한적십자가, 굿네이버스, 유네스코 등 다양한 기부처에 기부금으로 전달할 수도 있다. 아울러 이러한 포인트를 이용해 은행 대출이자를 납부하는 것도 현실화됐다.
최근에는 0%대 예금 금리가 등장하는 등 낮은 예적금 금리를 대신해 포인트가 이자 역할까지 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은 핀테크 기업 토스다. 토스는 은행권과 제휴를 통해 예적금 금리에 ‘토스머니’를 추가지급하는 방식으로 영업에 나서고 있다.
토스가 은행과 제휴를 통해 내놓은 ‘토스 무제한 적금’의 경우 기본금리 연 3.3%에 친구초대에 따라 1인당 연 1%씩 금리가 올라가는 상품이다. 친구초대를 통해 지급되는 추가금리가 토스머니로 지급되면, 토스머니는 사실상 현금과 동일한 포인트다.
금융권에서는 이러한 포인트 활용이 향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사가 플랫폼 기업으로 변화해 나가면서 고객 유치를 위한 수단으로 포인트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이종업종간의 협업을 통해 포인트 활용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금리가 계속되면 낮은 이자를 대신해 포인트를 대신 지급하는 상품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