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원숙이 교통사고로 숨진 아들 故 서범구 씨를 그리워하며 눈물을 보였다.
8일 방송된 MBN ‘모던패밀리’에서는 아들 친구들과 만나 16년 전 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들의 이야기를 하는 박원숙의 모습이 공개됐다.
박원숙의 집에 아들의 친구들이 찾아왔다. 박원숙은 이들에 대해 “16년 전 세상을 떠난 아들의 친구, 선·후배들”이라고 소개하며 “아직까지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들에게 박원숙은 식사를 대접했다.
박원숙의 아들 서범구 씨는 지난 2003년 11월 내리막길을 걷던 중 주차돼 있던 트럭이 굴러 내려와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예상치 못한 사고로 아들을 잃은 박원숙은 오랫동안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아들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이날 방송에서 박원숙은 "얘네들(아들 대학 동기들) 만나면서도 하나 우리 아들 얘기는 안 했어"라며 "지난번에 만났을 때 나도 모르게 우리 아이 얘기를 했더니 얘네들이 '범구 얘기 처음 하시는 거예요' 하더라. '저희도 어머니가 (말씀) 안 하시니까 안 하고 못 했다'고. 이제 내가 편안하게 객관화됐나 보다 했다"라고 말했다.
박원숙은 16년 전 사고 당일을 회상하며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촬영이 있는데 아들이 사고가 났다는 전화가 왔다”고 한 박원숙은 “아들이 다쳤다고 했는데 아주 조금 다쳤다고 했다. 차에 잠깐 부딪혔다고 했다”고 말했다.
“나는 촬영 있으니까 나중에 하면 안 되냐고 했었다. 근데 잠깐만 오시라는 말을 들어서 하는 수 없이 갔었다”고 한 박원숙은 “근데 택시 아저씨가 그걸 직감했었던 것 같다. 자꾸 병원 입구를 못 찾고 돌아갔다. 너무 짜증 나서 화를 내기도 했었다”고 했다.
이어 박원숙은 “병원에 도착했는데 범구 친구가 병원 앞에서 오열하는 걸 봤다. 그때도 그냥 많이 다쳤다고만 생각했다”며 “병원에 들어가서 아들의 모습을 봤는데 난 드라마를 찍는 줄 알았다. 믿어지지 않았다. 그러고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생각하면 너무 객관적으로 봐도 내가 불쌍하고 기가 막힌 사람인 것”이라고 했다.
지금도 아들의 산소에 가지 않는다는 박원숙은 “이대로 잊어버리려고 노력했는데 쉽지 않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서범구 씨의 친구들은 그동안 만들고도 차마 보여드리지 못했던 추모 영상을 박원숙에게 공개했다. 어릴 때부터 대학 시절, 성인 때까지 고인의 생전 모습이 담긴 영상이었다. 박원숙은 다 보고 나서도 눈을 떼지 못했고, 스튜디오에 있는 MC와 패널들도 하나같이 눈물을 훔쳤다.
먼저 떠난 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냐고 묻자, 박원숙은 "우리 아들한테? 우리 아들은 지금 자고 있어서 아무것도 모르는데 뭐. 음, 지금 내가 얘길 해도 모르겠지만, 나중에 다시 만날 때 나도 아름답게 잘 살고 마무리 잘하고 그러면서 다시 만나자. 너무나도 철이 없는 엄마가 너무나도 미안한 우리 아들에게. 나중에 떳떳한 엄마로 같이 만나자"라고 전했다.
김미정 기자 skyfa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