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업계가 올해 3분기(7~9월)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부진한 실적을 거뒀지만, 자회사 실적 호조에 힘입은 포스코는 9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를 달성했다.
1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철광석 등 원자잿값은 급격히 늘었지만, 국내 자동차·조선·건설 등 주요 수요처가 사업 부진을 이유로 가격 인상에 응하지 않으면서 늘어난 원가 부담을 주요 제품에 반영하지 못한 결과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29일 올해 3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6% 줄어든 34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공시했다.
3분기 실적 부진은 판재류 부문에서 철광석 가격이 연초 대비 20% 이상 상승했음에도 자동차 강판과 조선용 후판 등 주요 제품에 대한 가격 반영이 난항을 겪으며 부담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아울러 봉형강 부문에서도 건설 시황 둔화로 철근‧형강 판매가 감소와 단가 역시 하락하면서 매출액과 손익의 부진이 심화됐다는 게 현대제철 측 설명이다.
동국제강 역시 상황이 녹록지 않았다. 회사는 지난 14일 3분기 439억원의 영업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7% 향상된 수치다. 3분기 건설·기계·가전 등 전방산업의 시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고부가 제품 판매를 지속적으로 늘리면서 수익성을 확보에 성공했다.
반면 지난 3분기 연결기준 적자 601억원, 별도기준 적자 299억원 분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중국 등 해외법인 손상차손 과 지분법 손실, 외환 관련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손실로 전년동기대비 적자가 지속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브라질 CSP 제철소(브라질 발레 50%·동국제강 30%·포스코 20% 합작법인)에서 지난 7월 원료 장입 설비 보수로 인한 슬래브 생산량 감소와 시황 악화로 198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반면 포스코는 자회사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9분기 연속 영업익 1조원을 달성했다. 회사는 최근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연결기준 매출 15조9882억원, 영업이익 1조398억원, 순이익 496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원자재가 부담은 포스코 역시 피할 수 없었다. 3분기 원자재가 상승으로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8.5% 감소했다. 그러나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가스전 판매 호조, 포스코건설의 플랜트 사업 공정률 상승, 포스코에너지의 전력 판매단가 상승 등에 따른 글로벌인프라 부문의 호조세가 포스코의 실적 견인차 역할을 해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지난 분기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6.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포스코는 4분기 전망과 관련해 “국내 주요 수요산업인 자동차와 건설 분야의 수요가 지난해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철강 경기 회복이 다소 지연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세계 철강 수요는 중국의 인프라 및 부동산 개발과 투자확대, 감세 정책 등이 세계 철강 수요를 견인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수요 부진으로 글로벌 수요는 완만하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