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화학 업계가 신사업을 통한 수익 다각화에 나섰다. 국제유가 등 대외변수에 취약해 ‘천수답’(天水畓:빗물에만 의지해 경작하는 논)사업으로 불리는 기존 정유화학 부문의 수익 의존도를 낮추고, 신사업 진출을 통해 안정적 수익 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종합 에너지·화학사로 변신 중인 SK이노베이션, 화학업계 맏형 LG화학, 한화케미칼 등이 화학 사업부터 전기차, 태양광 관련 부문까지 다양한 신사업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관련 신사업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2025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30%를 목표로 글로벌에서 손꼽히는 유망 시장인 중국 배터리 시장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2017년 착공한 중국 장쑤성 창저우의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 생산 공장, 지난해 착공해 2022년 완공 예정인 유럽 헝가리 공장, 기존의 중국 창저우 배터리 공장을 합치면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의 연간 배터리 생산량은 20GWh까지 증가할 예정이다.
올해 3월에는 미국 조지아주 잭슨 카운티 커머스시(Commerce, Jackson County, GA-US)에 연간 생산량 9.8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을 위한 1조1396억원 투자를 결의했다. 미국 공장건설 투자 결정으로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내 생산 거점을 확보해 한국, 중국, 유럽, 미국에 이르는 글로벌 4각 생산 체계를 완성했다.
이와 관련해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글로벌 자동차 최대 격전지에서 의미 있는 성공을 거둬 제2의 반도체로 평가받는 배터리사업에서 글로벌 탑 플레이어(Top Player)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주행거리 500㎞ 이상인 3세대 전기차 배터리 프로젝트 수주에서 1위를달성하며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자사 포트폴리오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특히 배터리 공장을 대륙별로 마련해 글로벌 시장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한국·중국·유럽·미국에 4개 전기차 배터리 생산 거점을 보유했고, 지난해 기준 18GWh를 기록한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을 2020년에는 110GWh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중국 남경 빈강(濱江) 경제개발구에 전기차 배터리 제2공장 기공식을 개최하고, 공장 건설에도 돌입한 상태다.
한화케미칼은 자회사 한화큐셀을 통해 글로벌 태양광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자회사 한화큐셀을 통해 글로벌 태양광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미국, 일본, 한국 등 주요 태양광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최근에는 중국과 유럽 등에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하는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최근 한화케미칼에 한화큐셀코리아와 한화첨단소재를 합병을 통해 경영 효율화를 이뤘다. 향후 글로벌 판매 네트워크와 연구개발 역량을 태양광 사업에 적용해 향후 강력한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사업은 수익 다각화 및 안정적 수익 모델 창출에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친환경 에너지 등 미래에 유망한 사업들은 적절한 신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