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몰린 도소매업, 경기부진에 대출로 '연명'…제2금융권 대출 '급증'

자영업자 몰린 도소매업, 경기부진에 대출로 '연명'…제2금융권 대출 '급증'

기사승인 2019-11-27 15:06:04

자영업자가 몰려있는 도·소매 및 숙박·음식점업의 대출이 지난해 보다 크게 증가했다. 이는 경기 부진에 대출로 연명하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27일 ‘3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자료를 통해 9월 말 서비스업 대출 잔액은 719조3000억원으로 전분기말 보다 16조1000억원 늘어났다고 밝혔다. 지난해 3분기 18조원의 대출이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증가 속도는 둔화됐다. 

다만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부동산업에 대한 대출이 줄어들었을 뿐 자영업자들이 주로 속하는 도·소매 및 숙박·음식점업의 대출은 크게 늘어났다. 

도·소매 및 숙박·음식점업의 경우 3분기중 6조4000억원의 대출잔액이 늘어났다. 지난해 3분기 보다 증가폭이 9000억원 확대됐다. 같은 기간 부동산업의 대출 증가잔액은 8조9000억원에서 6조8000억원으로 급격히 축소됐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따라 대출이 막힌 결과로 보인다.

자영업자들의 어려운 사정은 대출자금의 용도에서도 드러났다. 서비스업 대출이 취급된 용도를 보면 3분기중 운전자금이 11조2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증가잔액 10조1000억원 보다 1조1000억원 더 늘어난 것이다. 

운전자금은 인건비, 이자, 원자재비 등 기업을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말한다. 반면 투자성격의 시설자금은 올해 3분기 4조900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해 3분기 7조9000억원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급감한 수준이다. 투자보다 현상유지를 위해 빌리는 돈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

특히 서비스업 대출 가운데 은행 보다 금리가 높은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기구(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에서 자금을 빌리는 이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 중 은행에서 늘어난 서비스업 대출은 6조6000억원인 반면 제2금융권에서 취급된 대출은 9조6000억원에 달했다. 1년만에 은행과 제2금융권의 증가속도가 역전됐다. 지난해 3분기에는 은행에서 11조7000억원, 비은행예금취급기관 6조3000억원이 증가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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