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1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하는 것이 적정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특검은 6일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김세종 송영승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속행 공판에서 "가중·감경요소를 종합하면 이 부회장에 대한 적정 형량은 징역 10년 8개월에서 16년 5개월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특검이 정식으로 이 부회장에 대한 구형 의견을 밝힌 것은 아니다. 다만 양형심리 형태로 의견을 개진하는 과정에서 양형기준을 분석하며 이렇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평등의 원칙이 구현되는 양형을 해 법치주의를 구현함으로써 정경유착의 고리가 단절되도록 해 달라"며 "엄중한 양형을 통해 삼성그룹이 존중과 사랑의 대상으로 거듭날 기회를 부여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특검은 박근혜 전 대통령 등에게 준 뇌물이 '수동적' 성격이었다는 이 부회장 측의 주장을 반박하는 데 주력했다.
특검은 "대법원은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의 요구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뇌물을 준 것이 아니다. 요구에 편승해 대통령의 직무 행위를 매수하려 적극적으로 뇌물을 준 것이라고 명시적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은 일반적인 강요죄의 피해자처럼 일방적으로 뇌물을 준 것이 아니고, 서로의 이익 관계에 의해 준 것"이라며 "이 부회장은 공여한 뇌물에 비할 수 없는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고 지적했다.
특검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다른 기업들과 비교하며 "롯데는 아주 소극적이었고, SK는 지원도 하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밖에도 특검은 이 사건을 '정치 권력과 자본 권력의 부도덕한 유착'으로 규정했다. 승계 작업이 이재용 부회장의 개인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며 뇌물 제공도 조직적·계획적으로 진행됐다는 점을 양형에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