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고의 사과 고장으로 유명한 청송군이 민선 7기 윤경희 군수 취임 후 경영마인드를 접목한 다양한 유통정책으로 사과부문 최고의 지위를 이어가고 있다.
윤 군수는 "지역 농업소득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청송사과를 더욱 특화하고 사과부문 최고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유통·마케팅 분야에서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 컬러 마케팅으로 시각 자극하고 새콤달콤한 맛으로 미래 고객 잡는다
전국 생산량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사과의 최대 주산지인 청송군은 새로운 수요 창출과 신규 시장의 공략을 위해 황금사과로 불리는 시나노골드 품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또 도래할 생산량 증대 시대를 대비해 ‘황금진’이라는 브랜드를 특허청에 상표 등록함으로써 황금사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을 구축했다.
황금사과는 상대적으로 사과 소비가 부진한 젊은 층에 특히 인기가 높은 품종으로 청송사과의 미래 고객이 되어줄 젊은 세대와 백년대계를 꿈꾼다.
특히 올해부터 황금사과를 전문 취급하고 있는 청송현서농협은 "같은 황금사과라도 타 지역산에 비해 우리 상품의 품질이 우수하고 청송이라는 지역 이미지와 ‘황금진’ 브랜드의 고급스러움이 더해져 이미 대도시 대형 매장들에서는 물량을 미리 선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군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홍보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 위해 전국방송 단위의 라디오 인기프로그램과 스폰서십을 체결해 청송(황금)사과를 경품으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연간 진행할 계획이다. 더불어 대도시의 대형 매장이나 오픈마켓과 제휴를 통해 다양한 홍보활동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 스스로 세일즈 군수 자처하며, 군수가 청송사과 홍보 직접 지휘
지난 10월 22일에 치러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개막전에서는 ‘2019 한국시리즈 청송황금사과의 유혹’이라는 주제로 서울시민과 관람객들에게 황금사과를 비롯한 3만 개의 청송사과를 무료로 나눠주는 기발한 아이디어의 지역특산품 홍보로 다양한 매체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노력과 열정에 보답하듯 한국시리즈를 주관한 KBO는 경기장 내 메인 전광판에 산소카페 청송군과 황금사과(황금진), 청송사과축제 홍보 이미지를 연신 부각해 지역 및 청송사과 홍보에 큰 성과를 이뤘다.
아울러 작년 11월부터 윤경희 청송군수는 단일 매장으로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서울 서초구의 농협유통 하나로클럽 양재점에서 진행된 사과 홍보 판촉행사에 직접 참여했다. 또 농협유통 이수현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청송사과 상설 판매를 제안, 올해 1월부터는 청송사과 전용 냉장판매대를 확보했다.
양재점 과일부 관계자에 따르면 고정 판매대를 보유한 지역 농산물은 전국에서도 몇 종류가 안 된다. ‘전국 최대 매장에서의 최고 사과 상시 판매’라는 서로의 명성에 걸맞은 성과를 낸 셈이다.
▲ 부실 공기업인 사과유통공사 정리하며 유통시스템 재정비
청송군은 매년 행정안전부의 지방공기업 평가에서 최하위를 면치 못하던 부실 공기업인 청송사과유통공사를 정리함과 동시에 유통센터로 전환했다. 그 과정에서 크고 작은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공청회를 통해 운영체계 변경의 필요성과 향후 계획을 주민들에게 직접 설명했고 해산을 결정하는 주주총회 투표에서 98.4%의 압도적 찬성을 받아 해산하게 됐다.
이로써 청송군은 청송사과의 전국적 생산과잉 시대를 대비해 산지유통 시스템의 재정비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유통센터로 전환 후 현동 APC는 기존의 APC 기능을 유지하고 주왕산 APC에는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공판장을 개설해 처리물량 확대, 농가 판로처 다변화, 물류비 절감 등 지역 농민들에게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도록 운영체계를 정비했다.
지난 8월 유통공사의 운영체계 변경 후, 기존 2018년산 만생종 사과 3065t(매취 922t, 공선 846t, 일반수탁 1297t)을 수매했다. 군 전체 생산량의 5% 정도 처리하던 것을 12월 현재 2019년산 만생종 사과의 경우 매취만 5400t이다. 게다가 일반 수탁과 상설 운영 중인 공판장 판매량을 포함하면 내년 8월까지 약 1만t(군 전체 생산량의 16%) 정도가 유통센터를 거쳐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농가 고부가가치 실현을 위한 마중물, 농산물 택배비 지원
청송군이 올해 시행한 각종 정책사업 중 또 하나 돋보이는 것이 있다면 농산물 택배비 지원 사업이다. 사과를 APC나 공판장에 출하하는 것보다 소비자와 직거래하면 최소 50% 이상의 추가 소득이 생긴다는 점에 착안해 올해 4월부터 청송군은 지역에서 생산된 모든 농산물에 대해 택배비를 지원하고 있다.
사과를 비롯한 지역 농산물의 소비를 촉진하고 직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시작된 이 사업은 군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농가(세대)당 최대 5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증액된 10억 원으로 예산을 책정, 현금 대신 지역화폐인 ‘청송사랑화폐’로 지급한다.
택배비 지원 사업은 직거래 활성화를 통한 농가 소득의 보전 및 지역 상권도 살리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방편으로 인근 지자체들도 시행과정을 관심 있게 살펴보고 있다.
윤경희 청송군수는 "남들이 해놓은 것을 그저 따라 하기보다 늘 새로운 아이디어와 경영논리를 접목한 정책만이 청송사과를 최고의 브랜드로 유지함과 동시에 농가소득을 안정시키는 비결"이라며 "기후 변화와 재배지 확대 등 여러 불안한 예측이 오고 가는 시점에서 경기침체와 과일 소비 감소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데, 어떤 어려운 상황이 오더라도 즉각 대비할 수 있는 유통시스템 정비와 선제 홍보마케팅이 여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청송=권기웅 기자 zebo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