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선거법 개정, 공수처 설치법 통과를 반대하는 보수집단의 반발에 출입제한조치에 들어갔다. 이에 오후 1시30분으로 예정됐던 자유한국당 의원총회가 20여분 지연 개최됐고,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일련의 사태가 문희상 국회의장 때문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16일 오후 14시 현재, 본회의 등이 열리는 국회 본청은 통칭 ‘태극기’로 불리는 보수집단에 의해 모든 입구가 봉쇄된 상태다. 이들은 ‘공수처법 저지’, ‘선거법 개악’ 등의 팻말을 손에 들고 북과 꽹과리 등을 동원해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한 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에서는 국회로의 강제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에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로 출입하는 대부분의 출입구 셔터를 내리고 주요 출입구인 전면과 후면 출입구는 경비인력을 동원해 바리케이트를 치고 출입자를 선별해 출입을 허가하고 있다.
소요로 인해 한국당의 의원총회는 1시50분경에야 시작할 수 있었다. 이에 한 한국당 의원은 “현재 국회 직원도 제대로 못들어오고, 대명천지에 국회의원이 국회를 못 들어오는 일이 생기냐”며 소요사태를 야기한 더불어민주당과 여타 정치세력들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심지어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을 정면으로 비난하했다. 중립을 지켜야할 국회의장이 아들의 세습공천을 위해 정부여당의 하수인 노릇을 하며 정상적인 국회 운영에 심대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심 원내대표는 “문희상 의장은 역대 의장 중 최악”이라며 “이제 정치 그만할 이가 정부여당의 앞잡이를 서슴지 않고 있다. 아들 이야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세습공천 위해 그러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설득력을 얻을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했다.
이어 “오전 (한국당) 규탄대회와 의원총회를 신청한 후 국회 앞이 통제됐다. 이런 일을 유인태 사무총장 혼자 했을까. 그 배후에 국회의장이 있을 것”이라며 “(문희상 의장은) 더 이상 치졸한 행동을 하지 말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한편 심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공직선거법 개정안 합의안 도출과정에서 발생한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 내부 불협화음을 두고도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민주당과 유성정당들 사이에 좌중지란이 일어나고 있다. 의석 1~2개 더 얻겠다고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추태다. 국민보기 부끄럽다. 그런데 민주당은 한국당 때문이라며 남 탓만 한다. 이 정부의 남 탓 고질병이 도졌다”며 ‘4+1 협의체’ 구성세력 모두를 비난했다.
나아가 “국회의원조차 이해하기 어려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절대 반대한다”고 선거법 개정에 대한 입장도 분명히 했다. 임시국회 개최 관련해서는 “민주당과 국회의장은 사나흘 쪼개기 국회를 열려는 꼼수를 더 이상 요구하지 말길 바란다. 정상적인 30일 임시국회를 열겠다고 하면 회기결정의 건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할 이유가 없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