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섹 페트 병과 폴리염화비닐(PVC) 사용을 규제하는 내용의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이 시행된다. 

25일 이날부터 해당 개정안에 따라 재활용이 어려운 유색 페트병과 PVC로 만든 포장재를 사용할 수 없다. 제품 등에 라벨을 붙일 때에도 일반접착제 대신 쉽게 떨어지는 분리성 접착제를 사용해야한다. 

또한 포장용기 등의 재활용 난이도에 따라 최수우, 우수, 보통, 어려움 등 4개 등급으로 나눠 각각 환경 부담금을 최대 30%까지 추가 부담한다. 또한 용기 외부에 해당 등급을 부착해야한다. 

용기 안에 스프링 철이 들어가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 펌프형 용기는 ‘보통’ 등급을 받았다. 샴푸 등에 사용되는 펌프형 용기는 당초 재활용이 어렵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재활용 공정 개선을 통해 분리가 가능해짐에 따라 등급이 상향됐다. 

무색과 갈색, 녹색 병을 제외한 기타 색의 유리병은 ‘어려움’ 등급을 받는다. 다만 와인 등 과실주의 경우 용기 개선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환경부담금을 징수하되 재활용 등급 표기는 부착하지 않아도 된다. 

해당 법 시행되는 이날부터 9개월 이내에 평가를 받아야 하며, 평가를 받은 날로부터는 6개월 이내에 표시를 해야한다.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운 중소·영세업체 등의 경우 9개월을 추가적으로 연기 신청할 수 있다. 

논란이 됐던 ‘갈색 맥주 페트병’은 시행이 유예된다. 맥주 페트병의 경우 제품 변질을 막기 위해 갈색 페트병을 사용하지만 이 때문에 재활용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환경부는 즉각적인 대책 마련이 어렵다는 주류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대체재에 대한 연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연구 용역이 마무리돼더라도 특별한 대안이 없을 경우 맥주 페트병 생산이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국내 맥주 시장에서 페트병이 차지하는 양은 전체의 15%다. 이럴 경우 캔·병 제품으로 생산이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당초 식품업계 등에서는 브랜드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해 반발했지만 자원재활용, 환경오염 방지 등 정부 기조에 발맞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자원재활용법 시행을 맞이한 유통업계는 선제적 조치를 통해 새로운 패키지를 선보였다. 롯데칠성음료는 1984년부터 사용한 칠성사이다의 초록색 페트병을 35년 만에 무색 페트병으로 전면 교체했다. 무색 페트병의 경우 직사광선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탄산이 빠지거나 맛이 변질된 우려가 있는 만큼 운반용 상자 포장을 강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롯데주류는 자사 소주 브랜드인 ‘처음처럼’ 4종의 초록색 페트병을 무색으로 변경해 생산·판매한다. 제주소주도 국내 최초로 최우수등급 포장재 라벨링 특허를 받은 남양매직과 협업해 최우수등급 기준에 충족하는 페트병을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친환경이 아닌 필(必)환경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환경보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유통업계에서는 이같은 기조에 발맞춰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와인·위스키 등의 경우 환경부담금이 부과되는 만큼 소비자 가격에 변동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