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판짜기’ 들어간 이마트…유통업계, 구조조정 몰아친다

‘새판짜기’ 들어간 이마트…유통업계, 구조조정 몰아친다

기사승인 2019-12-27 03:00:00

연말 인사를 마무리한 주요 유통사가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칼을 뽑아들고 있다. 수장과 임원진을 대거 교체한 만큼, 비효율 점포와 사업을 정리하는 등 과감한 조치가 이뤄질 전망이다. 급변한 유통 환경 속에서 더 이상 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생존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유통 '빅3'의 수장이 모두 교체됐다. 롯데그룹의 유통 사업을 관장하는 유통 BU는 이원준 부회장이 용퇴하고,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가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새로운 BU장으로 임명됐다. 

또 유통계열사 12곳 중 8곳의 수장을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이 중 롯데쇼핑의 5개 사업본부는 사업부로 조정됐고 통합 법인 대표가 모든 사업부의 투자, 전략, 인사를 아우르는 체제로 조직도 전면 개편됐다. 5개 사업부 중 롯데마트의 문영표 부사장이 사업부장으로 유임된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4개 사업부장이 모두 바뀌었다. 

앞서 롯데쇼핑은 마트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61.5% 감소했고 그간 실적을 방어해왔던 백화점 영업이익까지 예년보다 떨어지면서 3분기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번 인사로 새해 롯데 내부에서도 큰 변화가 일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으로 유통 트렌드가 넘어간 만큼, '롯데ON'의 성공에 만전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ON은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 온라인몰을 모두 모은 통합 온라인몰이다. 강희태 사장을 유통BU장으로 기용한 것도 그룹 차원에서 롯데ON 사업을 연속적으로 이끌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에서는 이동호 부회장과 박동운 사장이 물러났다. 대신 1960년대생인 김형종 한섬 대표이사가 새 사장이 되면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앞서 신세계그룹도 그동안 '장수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유지해왔던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대표를 모두 교체했다. 특히 이마트는 그룹 정기 인사보다 앞서 한 달 먼저 인사를 단행했다. 2분기 창사 이래 첫 적자를 내며 위기감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6년간 자리를 지켜온 이갑수 대표가 물러나고 컨설팅사 출신 강희석 대표가 임명됐다. 창사 이래 첫 외부 출신 대표 인사였다. 신세계백화점도 연임이 점쳐졌던 장재영 대표가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로 자리를 옮기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차정호 대표를 새 수장으로 맞았다.

이마트는 벌써부터 구체화된 강도 높은 쇄신안을 꺼내들었다. 내년 기존 점포의 30% 이상을 리뉴얼하고 전문점 사업을 재편해 수익성과 효율성 개선에 나선다. 

전문점 사업 역시 비효율 브랜드를 과감히 정리하고, 점포별로도 효율이 낮은 곳은 점차적으로 폐점한다. 지난해 시작했던 만물잡화점 '삐에로쇼핑'은 아예 정리한다. 명동점이 오는 31일 폐점하는 등 점포별 상황에 따라 순차적으로 7개 점포가 내년까지 모두 문을 닫는다. 

드럭스토어 '부츠'는 점포별 수익성을 분석해 실적이 부진한 점포는 영업 효율을 개선하는 데 주력한다. 부츠는 앞서 7월 18개 점포를 폐점했다.

사업성이 높은 전문점 브랜드는 수출을 확대에 나선다. 노브랜드 프랜차이즈는 올해 11월 필리핀 마닐라에 1호점을 낸 데 이어 이달 중 2호점을 내고 내년에도 필리핀에 8개 점포를 추가로 열 예정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번 사업 재편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이마트의 미래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강화하기 위함"이라며 "내년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그룹 차원의 수익 중심 경영 효율화 기조를 따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