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의 한 고등학교 기말고사 과정에서 불공정 의혹이 제기됐으나 해당 학교가 신고 학생을 색출하려는 듯한 설문조사를 벌여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에 따르면 순천 한 고등학교는 1학년 2학기 기말고사 한국사 시험 힌트를 특정 반에게만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신고를 받은 시민모임 측은 전남도교육청에 개선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해당 고교 측이 이 문제를 자체 조사하도록 했고, 학교는 학생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문제를 제기한 제보자를 알아내려는 듯한 질문이 설문지에 포함되면서 논란이 됐다.
'특정 반에 힌트를 줬다는 사실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들었느냐'고 묻는 말과 함께 "답변을 하지 않을 경우 여러분의 문제 제기가 진실성을 의심받게 된다"라는 것이 설문지 문항이다.
이를 두고 시민모임은 "학교가 제보자를 색출하려 들면 신고자는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다"며 "학생들은 부조리를 알리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는 경계심만 갖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불공정한 시험 의혹으로 피해를 호소하는 학생들이 신고했다는 이유로 또 다른 피해를 겪으면 안 된다"며 "전남도교육청은 A고교의 행태에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민모임은 "A고교는 이 사건을 계기로 학생 평가 전반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순천=전송겸 기자 pontneuf@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