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게임’은 어려운 드라마일까 [들어봤더니]

‘머니게임’은 어려운 드라마일까 [들어봤더니]

기사승인 2020-01-08 18:20:18

경제 관료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가 안방극장에 찾아온다. 오는 15일 첫선을 보이는 tvN 새 수목극 ‘머니게임’의 이야기다. 경제에 관한 드라마이기 때문일까. WB·BIS·EPB 등 드라마를 소개하는 자료에 쓰인 용어부터 낯설다. 쉽지 않은 소재를 다루면서도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둘러가지 않았다는 이 드라마는 시청자에게 어떤 재미를 선사할 까.

8일 오후 2시 서울 언주로 임피리얼팰리스호텔에서 열린 ‘머니게임’ 제작발표회에서 김상호 PD는 “드라마에서 잘 다뤄지지 않았던 경제와 경제 관료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면서 “소재와 주제가 시의적절하고 상황이 현실적으로 묘사됐기 때문에 시청자가 드라마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 “BIS, 이번 수능에 출제됐어요.”

‘머니게임’은 본격적으로 한국 경제와 금융스캔들, 이를 둘러싼 관료들에 관해 이야기하는 드라마다. 진행되는 과정은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론스타 사건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서사를 구성했다. 전문적인 분야를 다루는 장르물만의 재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경제를 잘 모르면 이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관해 김상호 PD는 “드라마의 주요 사건을 촉발하는 BIS는 지난해 수능에도 출제됐고, 영화 ‘블랙머니’도 비슷한 소재를 다룬 것으로 안다”며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개념이 우리 생활과 밀접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어 김 PD는 “물론 드라마가 어렵게 느껴질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기획단계부터 진입장벽을 어떻게 넘을지 고민했다”며 “우리의 무기는 주연 배우 세 명의 연기력이다. 배우들의 연기를 따라가다 보면 사건과 용어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단어 읽는 법부터 배웠죠.”

김 PD가 강한 믿음을 보인 배우 고수, 이성민, 심은경은 “연기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대사에 쓰인 경제 관련 용어들이 생경할 뿐만 아니라, 캐릭터의 욕망과 동력 등이 입체적이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사무관 이혜준 역의 심은경은 “매 촬영이 대사와의 싸움”이라며 “항상 캐릭터의 감정을 우선으로 연기를 준비했는데 이번 드라마에선 대사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신주인수권부 사채 등 낯선 용어들을 자연스럽게 입에 익히기 위해 노력했다는 설명이다. 

금융위 금융정책국 과장 채이헌을 연기하는 고수 또한 “처음 대본을 보고 머릿속이 복잡했다”면서 “배우가 어렵게 생각하면 시청자 또한 어렵게 느낄 것 같아 배경 지식 등을 공부했다”고 밝혔다.

여러 작품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자랑했던 배우 이성민은 “내가 연기한 허재는 가치관, 국가관, 경제관 등이 복합된 인물이다. 나의 역할뿐 아니라 드라마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그렇다”며 “이런 부분을 표현하기가 굉장히 힘들었다. 캐릭터의 한두 가지 특성을 이해하는 것과는 다르게 신중하게 접근했다”며 사명감을 가지고 연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 “대본도 읽지 않고 선택했는데….”

이날 이성민은 “대본을 읽지 않고 작품을 선택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과거 인연이 깊은 김상호 PD가 드라마의 얼개를 먼저 설명했고 새로운 이야기라는 점에 흥미를 가졌다는 것이다. 이성민은 “막상 대본을 접하니 김상호 PD의 예전 작품과 전혀 다른 스타일이었다. 덕분에 촬영하며 예상보다 새로운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김 PD도 ‘머니게임’을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작은 경제와 큰 경제, 효율성과 이를 둘러싼 신념부터 우리가 먹고사는 문제까지 접근하는 지점이 이 드라마의 새로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울러 캐릭터 각각은 50대, 40대, 20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세대 간의 갈등과 이해를 경제 이야기와 함께 풀어가겠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오는 15일 오후 9시30분 첫 방송.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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