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 PD가 시청률 자신 없는 ‘금요일 금요일 밤에’를 만든 이유 [들어봤더니]

나영석 PD가 시청률 자신 없는 ‘금요일 금요일 밤에’를 만든 이유 [들어봤더니]

나영석 PD가 시청률 자신 없는 ‘금요일 금요일 밤에’를 만든 이유

기사승인 2020-01-10 18:03:23

숱한 인기 예능을 만든 나영석 PD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여섯 개의 예능 코너를 10~15분 내외의 숏폼(short-form)으로 제작해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묶어 선보이는 것이다. 최근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플랫폼으로 급부상한 유튜브와 두세 개의 코너가 연달아 방송되던 과거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가 동시에 떠오르는 독특한 기획이다. 

10일 오후 2시 서울 월드컵북로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tvN 새 예능 ‘금요일 금요일 밤에’에 참석한 나영석 PD는 “긴 시간으로 제작하긴 어려우나 각각 의미가 있는 코너를 묶어 내면 시청자가 다양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이 자리에는 프로그램을 공동 연출한 장은정 PD와 김대주 작가도 참석했다.


△ “시청률 낮을 것이라는 각오하고 만들었어요.”

이날 나영석 PD는 “시청률에 자신이 없다”는 말을 거듭했다. 지금껏 한국 방송 예능에서 통용됐던 기존의 문법을 지운 새로운 시도이기 때문에, 시청자가 어떻게 받아드릴지 짐작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나 PD는 ‘금요일 금요일 밤에’를 “캐릭터가 상호작용을 주고받으며 폭발력을 키우거나, 드라마처럼 빠르게 전개돼 절정에 이르는 보편적인 예능 문법을 모두 소거한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출연자 인사나 하이라이트 영상 등을 모두 빼고 본격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시청자가 1시간 동안 봐야 알 수 있던 내용을 15분만 봐도 알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 “하다 보니까 왜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새로운 시도는 쉽지 않은 법이다. 나영석 PD는 “하다 보니까 왜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는 농담으로 ‘금요일 금요일 밤에’를 준비하며 고민스러웠던 마음을 표현했다. 나 PD는 “제작 인원이나 시간을 경량화했는데, 촬영 회차는 늘었다”며 “막상 해보니 기존 프로그램을 만들던 방식보다 제작비가 20~30% 가량 더 많이 든다”고 털어놨다. 다만 그는 “후회가 드는 한편 이 도전에 시청자가 어떻게 반응을 할지 두근거리기도 한다”라고 덧붙였다. 

△ “알아서 끊어 보라고 하는 게 무책임해 보이기도 하고….”

낮은 시청률과 높은 제작비를 고민하면서도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은 급변하는 방송환경과 시청자의 흐름에 발맞추기 위함이다. 나영석 PD는 “현재 방송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급변하는 환경에 모두 위기감을 느낄 것”이라며 “‘신서유기’를 만들며 시청자와 소통해보니 대부분이 방송 이후 클립 영상으로 프로그램을 접했다. 시청자가 10분의 시청을 원한다면 제작자는 그 요구에 맞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알아서 끊어 보라’는 식의 태도는 어찌 보면 무책임한 것 같다”는 소신을 전했다.

△ “현명한 시청 위해 오늘은 일단 여섯 코너 다 봐주세요.” 

‘금요일 금요일 밤에’를 수놓을 여섯 코너는 각각 다른 색과 매력을 지녔다. 오랜만에 나영석 PD와 만난 이승기가 공장에서 일하는 모습을 지켜 볼 수 있고, 한때 뉴욕커였던 이서진의 뉴욕 여행기를 감상할 수도 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과학과 미술에 관해 이야기하고, 홍진경이 매회 다른 게스트의 집을 찾아가 요리를 하기도 한다. TV에서는 접하기 힘들었던 분야의 스포츠 선수들의 경기를 보며 응원을 보낼 수도 있다. 

공통점도 있다. 나영석 PD는 “최근 만든 프로그램 중 시청자 앞에 내놓기 가장 떳떳하다”며 모든 코너가 “선한 이야기”로 채워졌다고 자신했다. 끝으로 나 PD는 “시청자의 취향에 따라 프로그램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여섯 코너 모두 의미가 있다”면서 “첫 방송만큼은 너른 마음으로 끝까지 다 봐주시고 자신이 좋아할 만한 코너를 찾는 것도 좋을 것”이라며 관심을 당부했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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