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새학기를 앞두고 일방적으로 폐교해 논란이 된 서울 은평구 은혜초등학교의 이사장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0단독 김병만 판사는 초·중등교육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학교법인 은혜학원 이사장 김모(60)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2017년 12월 서울서부교육지원청에 은혜초 폐교 인가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는 같은 날 답변이 오기도 전에 학부모들에게 “교육청에서 폐교를 권고했다”며 2018년 2월말 폐교를 통보했다. 

교육청에서는 김씨에게 폐교 이후 대책 등을 보완해 제출하라고 요청했으나 김씨는 응하지 않았다. 김씨가 독단으로 폐교 절차를 진행하자 교육청은 폐교 인가 신청을 반려했다. 그러나 김씨는 폐교를 강행했다. 잔류 희망 학생에게는 1분기 평균 수업료의 2~4배에 달하는 476만원~813만원을 요구했다. 학생과 학부모 등은 학교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교육당국과 학부모와의 충분한 논의 없이 폐교를 독단적으로 추진했다”며 “폐교 인가 신청이 반려된 뒤에도 학생들이 다른 학교로 전출하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도록 상황을 끌고 갔다”고 판시했다. 이어 “관계자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큰 혼란을 야기했다. 나이 어린 학생들이 받은 충격이 상당히 컸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지켜보는 학부모들에게도 상처를 남기고 교육 행정상 좋지 않은 선례를 남겼다”고 꼬집었다. 

다만 교육당국도 은혜초등학교 점진적·단계적 폐교에 공감하고 있던 점, 미흡한 대처가 혼란의 원인이 된 점 등을 정상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