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을 견재하기 위한 중도·보수세력의 통합신당이 만들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는 15일 2차 회의를 열고 “문재인 정권의 일방독주를 심판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줄 대안세력을 만들기 위해 중도·보수세력의 통합신당을 목표로 노력할 것”이라며 통합신당 출범계획을 보다 구체화했다.
이어 “혁신과 통합의 대의에 공감하는 정당·세력·개인을 규합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통합의 가치와 기준을 마련하고 실천하겠다”는 통합의 방향과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일반에 천명했다.
하지만 이들이 실질적으로 바라는 ‘중도·보수 대통합’을 이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혁통위에서 영입 1순위로 꼽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연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안철수 전 의원은 물론, 보수지지층 일부를 공유하고 있는 우리공화당도 통합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혁신과 통합의 대의에 공감하는 정당·세력·개인을 규합하기 위해 노력한다”며 개방적인 태도를 보였던 혁통위의 태도와 달리 여전히 이정현 의원(전 한국당 대표) 등 무소속 및 중도·보수 진영의 영입에 대한 의견조차 전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혁통위를 통한 대통합이 새보수와 한국당, 기타 소수 개인의 결합 선에서 마무리 될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 혁통위 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이언주 미래를 향한 전진 4.0 창당준비위원장이나 이재오 국민통합연대 중앙집행위원장조차 ‘지금의 혁통위가 보이는 행보는 결국 새로운보수당과 한국당이 합쳐진 신당이지만, 이름만 바뀐 새누리당’이라며 통합방향에 날을 세우기도 했다.
그럼에도 새보수는 혁통위 논의와는 별개로 한국당을 향해 보수재건과 혁신통합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4가지 제안을 했다. 실질적 대화를 위해 양당 간 ‘협의체’ 구성하고, 효율적이고 진정성 있는 논의를 위한 ‘대화기구’ 마련하는 한편, 협의체에서 구체적인 통합 실현방안 논의 후 양당 간 논의를 중심으로 세력 확대를 해나가는 것이다.
혁통위가 다양한 여론을 수렴하기 위한 임의기구인 만큼 보수재건과 혁신통합을 향한 효율적이고 진정성 있는 구체적 논의를 하기 위해 양당 간 협의를 우선적으로 추진해나가자는 채찍질이다.
이와 관련 혁통위 새보수 대표인 정병국 의원은 “실질적으로 통합을 하려면 당사자 간 논의가 있어야 빨라진다”며 “혁통위는 혁통위대로 진행하고, 협의체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것을 하자는 거다. 법적구속력이 없어 확정지을 수 없으니 당 대 당으로 얘기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협의체 구성에도 시일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새보수의 제안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양수 한국당 의원은 새보수당의 4가지 제안에 대한 당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상의를 해봐야한다. 내부적으로 논의해보겠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엄지영 기자 circl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