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조혜민 여성본부장은 16일 국회 본청 223호에서 열린 제 52차 상무위원회에 참석해 “오늘은 아내 강간죄 인정 첫 판결이 있었던 날이다. 지난 2009년 1월 16일, 외국인 아내를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남편이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며 “이러한 판결이 있기 전까지 강간죄는 인정되지 않았다. 남편이 아내를 성폭행했다 하더라도 부부간 강간죄가 인정된다고 판결 내리지 않았다. 여자를 남자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부부간 성관계를 의무라고 믿는 편견이 사회에, 재판과정에 남아있는 결과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가정폭력 사건에서 성폭력은 무혐의 처분되고 폭력행위만 처벌받아왔다”고 말했다.

조 여성본부장은 “그러나 2009년, 아내 강간죄 인정 판례 이후, 부부간 강간과 성폭력을 호소하는 이들이 움츠릴 수밖에 없던 과거의 모습을 지나 말하기 시작할 수 있었다. 다행스러운 결과이나 씁쓸한 현실이다. 여전히 많은 과제들이 남겨져있다”며 “‘가정의 평화와 안정’, ‘건강한 가정’을 입법목적으로 한 가정폭력처벌법은 피해자 인권을 우선시 할 수 있도록 개정되어야 한다. 가정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피해자에 대한 초기 응급대응 및 보호, 자립 지원이 보다 강화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여성본부장은 “폭력으로부터 피해자가 생존하기 위한 노력이 단순히 개인의 몫으로만 남지 않도록, 피해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정의당이 함께 하겠다”고 전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