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국제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과 관련해 중국을 과하게 옹호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HO 집행이사회 행사에서 신종 코로나 관련 중국의 대응을 칭찬했다. 그는 “중국의 정책이 아니었다면 중국 밖에서 훨씬 더 많은 감염 사례가 나타났을 것”이라며 “발병사례의 99%가 중국에서 일어나는 동안 다른 나라에서는 176건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중국에 대한 여행과 교역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재차 강조됐다. 그는 중국인에 대한 입국 등을 제한하는 국가에 대해 “이러한 제약은 공포가 늘어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제한) 기간을 짧게 하고 상황이 진전될 때 주기적으로 다시 고려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크리스티안 린트마이어 WHO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각국의 국경 폐쇄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는 사실상 중국과 국경을 맞댄 북한과 몽골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됐다. 미국과 이탈리아, 이스라엘 등에서도 중국에 대한 여행 제한 조치를 내리거나 항공편을 중단했다.
일각에서는 WHO가 중국을 옹호하는 배경이 ‘지원금’에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지난 2017년 600억 위안(약 10조원)을 WHO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 ‘친중파’로 꼽히는 점도 지적됐다. 앞서 중국 외교관들은 그를 사무총장으로 선출하기 위해 사실상 선거 운동을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에서는 “WHO 사무총장이 아니라 중국 관광진흥센터장 아니냐” “왜 이렇게 중국을 옹호하는지 모르겠다” “WHO 본사를 중국 우한으로 옮겨야 한다” 등의 비난이 쇄도했다.
다만 전문가는 ‘전문성’을 가진 국제기구에 대한 비난을 우려했다. 이신화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적인 판단이 없다고는 장담할 수 없다”면서 “특정 국가에서 발생한 전염병이 심각하다고 발표하면 해당 국가의 고립을 불러올 수 있다. 국제기구로서는 보수적으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 폐쇄 조치 등은 전염병에 대한 공포를 더욱 확산시킬 수 있다”며 “전염병에 대한 공포 자체도 엄청난 질병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