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족 엄지에 주문 늘어”…신종 코로나에 배달앱 ‘반사이익’

“방콕족 엄지에 주문 늘어”…신종 코로나에 배달앱 ‘반사이익’

기사승인 2020-02-06 03:30:00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 경기도 일산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 직장인 김준민(32) 씨는 최근 직장내 회식이 미뤄졌다. 신종 코로나에 따른 전염 우려로 분위기가 뒤숭숭했던 것. 그는 퇴근길 이따금 식당에서 저녁을 해결하던 것도 집에서 배달 주문으로 해결하기 시작했다. 김씨는 “지난주부터는 집에 도착해 샤워부터 하고 저녁을 먹고 있다”면서 “하루 종일 손소독제와 마스크에 시달리니 맘이 편치 않은 것”이라고 토로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신종코로나)으로 대형마트, 백화점 등 매장들은 직격탄을 맞고 있는 반면, 배달앱들은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염에 따른 대면 기피 현상으로 외부보다 집에서 시간을 보내려는 ‘방콕족(방에 콕 박혀 있기)’이 증가하고 있는 탓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당분간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5일 배달앱 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강해지면서 배달의민족(배민), 요기요, 배달통 등의 배달앱 주문건주도 늘고 있다. 배달의민족의 경우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4일까지 주문 수는 약 744만 건으로 한 달 전 같은 기간 주문량인 692만 건과 비교해 8% 가량 증가했다. 배민 측은 “증가한 것이 맞다”면서도 신종 코로나와의 연관성은 말을 아꼈다. 

특히 12번 확진자가 나왔던 이달 1일 주문량은 전월 대비 14.5% 뛰었고, 2일일 역시 11.8% 증가했다. 설 연휴 이전인 지난달 17일부터 19일까지 2주 전과 비교해도 주문량이 8.4% 증가했다. '요기요', '배달통' 등을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역시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를 기준으로, 전체 주문량이 평소보다 15% 늘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에 대한 우려가 배달 주문의 증가로 이어졌다는 것이 업계의 전반적인 해석이다. 실제로 이번 설 연휴 이후 평일 주문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에 대한 전염 우려가 본격적으로 커지던 설 연휴 후 첫 주말부터 주문량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전염 우려가 커지던 시점과 주문량 급증 시기가 상당 부분 일치하는 것이다.

배달앱 뿐 아니라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계도 반사 이익을 보고 있긴 마찬가지다. 11번가에서는 국내에서 4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최근 6일간 신선식품 매출이 전월동기대비 46%, 생필품 104%, 가공식품 53% 증가했다. SSG닷컴에서도 지난달 28~30일 신선식품 등 주문건수는 전주보다 10.2%, 전년 동기보다 53% 뛰었다.  

반면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의 상황은 나빠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매출은 지난해 설 연휴 직후 첫 주말(2019년 2월 9∼10일)과 비교해 11% 감소했다. 특히 중국인이 자주 찾는 명동 본점은 매출이 30% 급락했다. 신세계백화점은 12.6%, 현대백화점도 전체 매출이 8.5% 감소했다. 롯데마트도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 점포 매출이 6.5% 떨어졌다. 

이처럼 오프라인 매장의 약세로 배달앱 등 '비대면'의 강세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중이용 시설에 대한 대중들의 기피로 ‘방콕족’, ‘집밥족’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신종 코로나 사태가 수습 국면에 접어들기 전까진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메르스 때와 같이 쿠팡 등 이커머스의 반사이익도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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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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