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엄지영 기자 =중국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으로 알렸으나 당국으로부터 처벌 받은 리원량의 마지막 메시지가 공개됐다.
리원량의 아내 푸쉐제는 남편의 마지막 메시지를 정리해 공개했다.
리원량은 “동이 트지 않았지만 나는 간다. 가야 할 시간, 나루터는 아직 어둡고, 배웅하는 이 없이 눈가에 눈송이만 떨어진다”라며 “캄캄한 밤은 어둡고, 어두움에 집집마다 환하던 등불조차 떠올릴 수 없다. 일생 빛을 찾았다. 스스로 반짝인다 자랑다. 온힘을 다했지만 등불을 켜지는 못했다”고 글을 시작했다.
그는 “나는 본디 평범하고 보잘것 없는 사람이다. 어느날 하느님이 나에게 그의 뜻을 백성에게 전하라 하셨다.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자 누군가 나에게 태평한 세상에 소란피우지 말라며, 도시 가득 화려하게 피어 있는 꽃이 보이지 않냐고 말했다”라며 “전 세계가 지금의 안녕을 계속 믿게 하기 위해 나는 단지 마개 닫힌 병처럼 입을 다물었다”고 본인이 신종 코로나의 위험성을 알렸으나 당국으로부터 제지당한 일을 비유했다.
리원량은 “하느님이 내 머리 쓰다듬으며 말했다. 착하지, 나와 같이 가자. 인간은 가치가 없어! 이 말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비록 인간은 빈한하고 하늘은 따뜻한 곳이더라도. 저승으로 가는 다리를 건너기 두렵다. 고향을 떠올려도 다시는 가족을 만나지 못할 것이다”라고 죽음을 암시했다.
그는 “이번 생애 태산보다 무겁기를 바라지 않았다. 새털처럼 가볍기를 두려워 하지도 않았다. 유일한 바램은 얼음과 눈이 녹은 뒤 세상 모든 이가 여전히 대지를 사랑하고 여전히 조국을 믿기를 희망한다”고 심정을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봄이 와 벼락이 칠 때 만일 누군가 나를 기념하려는 이가 있다면 나를 위해 작디작은 비석하나 세워주기 바란다. 우람할 필요 없다”라며 “내가 이 세상을 왔다 갔음을 증명해 줄 수만 있으면 된다. 이름과 성은 있었지만 아는 것도 두려움도 없었다고. 내 묘지명은 한 마디로 충분하다. ‘그는 세상의 모든 이를 위하여 말을 했습니다(他爲蒼生說過話)’라고 글을 마무리 했다.
현재 리원량의 사망에 중국 학자들은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공개 요구하며 정부에 반기를 들고 있다. 또한 리원량의 죽음이 알려진 후 ‘나는 표현의 자유를 원한다’는 해시태그가 많은 조회 수를 기록했으나 곧바로 당국에 의해 삭제돼 논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