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정권과 척을 지면 피곤… 일자리 잃고 강연도 끊기고”

진중권 “정권과 척을 지면 피곤… 일자리 잃고 강연도 끊기고”

기사승인 2020-02-11 13:33:49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 “정권과 척을 지면 피곤해집니다. 일자리를 잃죠. 강연도 끊깁니다. 잡혔던 강연은 취소되고, 하던 강연이 도중에 중단되기도 합니다.”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는 11일 자신의 페이이스북에 이같이 밝혔다.

진 전 교수는 “어느 얼빠진 친문논객 하나가 방송에 나와 내가 유희곤 기자 옹호한 대가로 경향신문 연재를 따냈다고 성토를 하네요. 경향신문 연재는 이미 그 전에 결정된 겁니다. 자기가 그렇게 산다고 남들도 그렇게 산다고 생각하면 안 되죠. 신문 기고도 아직 안 해 봤나 보죠. 그거, 원고료가 몇 푼이나 한다고. 워낙 내 글이 뇌살적이라 그러잖아도 여기저기서 기고요청은 잘도해요. 일일이 다 못 써드리는 거지. 원고료 몇 배 더 주는 데서 들어온 요청도 거절하는 판에”라며 불쾌함을 나타나냈다.

진 전 교수는 “돈벌 생각이었으면 진즉에 자기들처럼 입으로 그 분 뒤를 핥아드렸겠죠. 개는 원래 밥 주는 놈을 위해 짖게 되어 있어요. 그래서 논객 제대로 하려면 들개가 돼야 합니다. 제 밥줄은 제가 알아서 해결할 줄 아는. 논객의 원칙은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의 것으로.’ 그 동안 정치강연으로 들어온 돈은 다 정치적으로 기부해 왔습니다. 사적으로 취한 건 딱 한번 조영남 사건으로 논객질 때려치울 때 그 동안 쌓인 오마이뉴스 원고료, 열 받아서 그냥 먹었죠. 맛있었습니다”라고 전했다.

진 전 교수는 “정권과 척을 지면 피곤해집니다. 일자리를 잃죠. 강연도 끊깁니다. 잡혔던 강연은 취소되고, 하던 강연이 도중에 중단되기도 합니다. 언젠가 이종걸 의원이 그랬죠? 진중권이 자기 책 사주는 독자들을 ‘좀비’라 모독했다고. 그거, 내 책 사주지 말라는 얘깁니다. 그런데 의원님까지 나서서 굳이 그런 얘기 안 해도, 이런 일 있으면 책 판매부수가 뚝 떨어집니다. 독자의 절반을 잃으니까요. 당연히 경제적으로 타격이 있죠. 그래도 하루하루 먹고 살 걱정하는 서민층을 생각하면, 이 삶도 사치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진 전 교수는 “강호가 타락했어요. 논객질도 국가와 사회를 위한 ‘공적’ 정치활동이어야 합니다. 거기에도 지켜야 할 논리와 윤리가 있는 겁니다. 그런데 아주 유감스럽게도 요즘 논객을 자처하는 친문의 젊은애들은 이걸 아주 당연하게 사적 영리활동으로 여깁니다. 즉, 자기가 입술용역을 제공하면 권력에서는 그 대가를 지불하는, 그런 비즈니스라는 거죠. 그러니 거기에 논리고 윤리고, 그런 게 생길 리가 없죠. 권력의 청부를 받아 뒤치다꺼리 해주는 조폭 똘마니 같은 짓이나 하는 거죠”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젊은 시절부터 푹 썩은 채로 살아가겠다는데 말릴 수는 없지요. 다만 한 가지, 자기들이 그렇게 산다고 남들도 그렇게 살 거라 착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이렇게 폼 잡고 얘기하는 것도 586세대의 특권인지 모르죠. 우리때만 해도 그게 가능했으니까요. 친문의 젊은 논객들이 처음부터 ‘정통’이 아니라 ‘사파’로 출발하는 것은, 그것밖에 길이 없어서 그러는 거겠죠. 혹시 우리 세대가 기득권이 되어 그들의 기회마저 빼앗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한편으로 안쓰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합니다”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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