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임미리 고려대학교 연구교수의 칼럼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다만 여당 지지자와 시민단체 등의 ‘고발전’, 일부 진보진영 측의 결집 등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17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서 기자들과 만나 임 교수를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고발했다가 취하해 논란을 빚은 것에 대해 “겸손함을 잃었거나 또는 겸손하지 않게 보인 것들에 대해 국민들께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민주당의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으로 내정돼 있다. 민주당 측에서 나온 공식적인 첫 사과 발언이다.
임 교수는 지난달 28일 경향신문에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그는 “국민이 볼모가 아니라는 것을, 유권자도 배신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자”며 민주당만 빼고 투표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민주당은 임 교수와 경향신문 담당자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비판이 일자 민주당은 지난 14일 검찰 고발을 취하했다.
‘장외’ 고발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온라인 매체 더브리핑의 고일석 대표는 지난 15일 자신의 SNS에 경향신문과 임 교수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신고했다고 밝혔다. 고 대표는 다음날인 16일 “현행 선거법이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약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에 불복하고 저항할 것이 아니라면 일단은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과의 조율이 있었느냐고 다들 묻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친여 성향의 최성식 변호사도 임 교수를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신고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여권 지지층의 이러한 움직임에 반발,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검찰에 고발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표현의 자유 및 국민의 알 권리 침해 등의 혐의를, 시민단체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는 명예훼손 혐의를 각각 이 대표에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진보 인사들은 SNS와 칼럼 게재 등을 통해 민주당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와 권경애 변호사 등은 SNS를 통해 민주당의 고발에 대해 “민주주의 원칙의 기준을 흔들고 있다”는 취지로 강하게 반발했다.
‘레드필’이라는 사이트도 지난 10일 개설됐다. 사이트 운영 주체의 신상 등은 명시되지 않았다. 다만 여당과 정부 등에 대한 비판적 의견 등을 자유롭게 게재, 토론하기 위한 사이트로 추정된다. 레드필 공지사항에는 “‘조국 사태’는 우리 사회와 구성원에게 충격과 우려를 주었다. 다양한 분야와 세대의 전문가, 활동가들이 성찰과 대안을 모색하고자 레드필이라는 모임을 만들었다”는 설명이 담겼다. 홈페이지 운영방향에 대해서는 “과거 황우석 사태 당시 BRIC이 진실을 지키는 거점이 되었듯이 작은 출발이나마 ‘레드필’이 우리 현실에서 합리성을 고민하는 분들을 위한 작은 위로와 힘이 될 수 있기는 기대한다”고 이야기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논란 등에 대해 언급하며 “진 교수에게 너무 과도한 부담이 지워져 있어 부족한 준비나마 서둘러서 공개했다”는 설명도 있었다. 홍세화 전 진보신당 대표는 ‘민주당에는 민주주의자가 없다’는 제목의 칼럼을 레드필에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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