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수백억원대 횡령 및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이 전 대통령은 법정구속됐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1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국고손실·조세포탈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에서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원, 추징금 57억8000여만원을 선고했다. 대통령 재직 중 저지른 뇌물죄에 대해서는 징역 12년과 벌금 130억원이, 나머지 범죄에 대해서는 징역 5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 사건의 범행을 모두 부인하면서 책임을 다스의 직원, 함께 일한 공무원, 삼성그룹 직원 그리고 그밖의 여러 사람의 허위진술 탓으로 돌렸다”며 “자신의 책임이 명백한 경우에도 반성하거나 책임을 통감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이 전 대통령의 형량은 1심보다 2년 늘었다. 지난 2018년 1심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15년에 벌금 130억원, 추징금 82억여원을 선고했다. 검찰은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삼성이 자동차부품업체 다스 미국 소송비용 명목으로 건넨 돈이 51억여원 더 있다는 정황을 포착, 추가기소했다. 뇌물액이 110억원에서 160억여원 수준으로 상승함에 따라 형량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1심 판결 후, 구속됐던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조건부 보석을 허가받았다. 이후 약 1년 동안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항소심 판결로 인해 다시 구치소로 돌아가게 됐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판결을 예상하지 못했던 모습이다. 그는 판결 직후 아무 말 없이 재판부를 응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재판에 앞서 법원에 도착해 지지자들과 미소를 띤 채 악수를 나누는 등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의 회삿돈을 약 349억원 횡령하고 삼성전자가 대납한 다스의 미국 소송비 119억여원을 포함, 총 163억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23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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